‘러시아 태권도계 대부’ 최명철씨 결국 하늘로

입력 : ㅣ 수정 : 2018-12-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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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의료보험 혜택 없어 수술 못받아
‘마지막 유언’이 된 문자메시지 고 최명철 러시아태권도협회 고문이 지난 23일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30년 가까이 형제 처럼 지내온 임영선 경기도태권도협회 부회장(포천시태권도협회 회장) 가족을 초청했다가 취소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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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유언’이 된 문자메시지
고 최명철 러시아태권도협회 고문이 지난 23일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30년 가까이 형제 처럼 지내온 임영선 경기도태권도협회 부회장(포천시태권도협회 회장) 가족을 초청했다가 취소한 내용.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가 우연히 직장암 말기 진단을 받고 국내에서 투병해오다 지난 10일 출국한 최명철(멘체르 쪼이·68·고려인 2세) 러시아태권도협회 고문이 30일 오전 6시쯤(한국시각) 운명했다.

경기도태권도협회 임영선 부회장은 “최 고문이 러시아 현지 병원에서 화학치료를 받아오던 중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운명했다고 가족이 소식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최씨와 함께 러시아 전역에 태권도를 보급해온 임 부회장은 “최 고문이 지난 주에 우리 가족 모두를 러시아로 초청했다가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취소했다”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며 눈물을 쏟았다.

가라데 러시아 국가대표 코치 등을 지낸 최 고문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TV중계를 통해 태권도를 본 뒤, 자신의 뿌리인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89년 제자들을 이끌고 방한 해 국기원에서 태권도를 배운 후 지난 30년 간 태권도 불모지였던 러시아 80여개 주 가운데 절반의 지역에 태권도를 보급하며 ‘러시아 태권도계의 대부’가 됐다. 특히 세계적인 대회로 자리잡은 춘천코리아오픈국제태권도대회에 2000년 제1회 대회 때 부터 매년 200~300명의 선수를 이끌고 러시아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참가해 왔다.

그는 지난 달 하순 대한적십자사 초청으로 한국에 왔다가 이상 증세를 느껴 임 부회장 도움으로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정밀조사를 받은 끝에 직장암 말기 확진을 받았다. 경기도태권도협회 등 각계의 도움으로 응급시술을 받아 급한 위기는 넘겼으나, 5000만원에 이르는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해 지난 10일 러시아로 되돌아 갔다.

그는 고려인 2세이자, 30년 가까이 한국과 러시아간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해왔으나 국내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외국인의 경우 3개월 이상 장기체류 해야만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의 투병 사실이 서울신문에 보도(3일자 12면) 된 후 각계에서 성금이 답지했으나 수술비에 턱없이 부족했다. 발인은 내년 1월 3일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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