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사진들] ‘세상의 끝자락’ 파미르 하이웨이 1200㎞로의 초대

[사진들] ‘세상의 끝자락’ 파미르 하이웨이 1200㎞로의 초대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1-03 17:50
업데이트 2019-01-03 17: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중앙 아시아 키르기스스탄의 오시에서 타지키스탄의 두샨베까지 1200㎞ 이상 뻗어 있는 파미르 하이웨이는 세상에서 가장 거친 도로 가운데 하나다. 영국 BBC의 데이브 스탬불리스가 3일 시선을 붙들어매는 사진들과 함께 이 지역에 대한 간단한 소개 기사를 실었다.
평균 해발 고도 4000m 이상에 펼쳐진 이 고원은 새비지 황무지와 사막, 설산, 횡단 도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인간보다 설표(雪豹), 마르코폴로 산양 개체수가 더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해발 고도 7000m 이상의 봉우리들로 이뤄진 파미르 산맥을 현지인들은 밤이둔야(세계의 지붕)라고 부른다. 이보다 높은 산맥은 히말라야, 카라코람, 힌두쿠시뿐이다. 건조한 데다 지진, 산사태, 낙석 등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이곳을 드라이브하는 일은 가장 위험한 일 가운데 하나로 여겨진다. 그래도 그런 것이 좋다고 모터사이클, 사이클 마니아에다 황량하고 거친 오지를 좋아하는 이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원래 이 고속도로는 1800년대 중반 영국 왕실과 중앙 아시아 통제권을 다투던 러시아 황실에 의해 건설되기 시작했다. 고대 실크로드를 모태로 만들어 교역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세워진 고대와 중세의 요새들을 흔히 볼 수 있다. 1900년대 소비에트 연방이 길을 더 잘 닦았지만 여전히 거친 암석과 모래, 흙먼지가 가득하다. 침식도 잦고 군데군데 구멍 난 곳도 많고 보수가 안되는 일이 다반사다.
루트 대부분은 와칸 행랑(Wakhan Corridor)을 지나치는데 판지(Panj) 강이 아프가니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국경을 이루는 곳이다. 근처에는 조그만 무슬림 정착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운전자들이나 사이클을 모는 이들은 갑자기 나침반 바늘이 휙 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되고 천길 낭떠리지 밑에 빙하수가 흐르는 깎아지른 절벽을 지나며 타이어 하나 밖에 여유가 없는 도로를 아찔하게 달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행자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는다. 중앙아시아의 도시들은 보통 일주일 이상씩 걸리는 거리에 있는데 매일 다른 풍광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야시쿨 호수는 이 하이웨이의 중간쯤 위치에 있는데 박트리아 낙타가 모래해변을 걷는 비현실적인 풍광을 선사한다. 희귀 조류와 어류의 서식지이며 세상에서 가장 여행자들의 발길이 적은 지역에서 캠핑하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산은 끝없이 이어질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서 보이는 것은 파미르 뿐만아니라 ‘Academy of Sciences Range’(1927년 러시아 지리학자 겸 파미르 탐험가 니콜라이 코르제네프스키가 이름 붙였다)란 희한한 이름의 타지키스탄 서부 산맥,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한 힌두쿠시 산맥의 이름 없는, 사람의 발길을 거부한 봉우리들이다.
추락을 막는 가드레일도 없고 비좁고 구불거리는 도로, 천길 낭떠러지에 그대로 노출된다. 지진, 산사태, 눈사태, 홍수 등이 잦고 포장 안된 곳도 많아 눈비에 질척거리고 주변에 민가도 적어 주유할 연료나 비상 장비 등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웬만한 정비는 스스로 할줄 알아야 하며 무엇보다 담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런 걸림돌들에도 불구하고 먼지를 뒤집어쓸 가치는 있다. 어쩌다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봐도 반갑기 그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확 깨는 장관들을 보게 되며 필생의 모험을 하게 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많이 본 뉴스

  • 4.10 총선
저출생 왜 점점 심해질까?
저출생 문제가 시간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습니다. ‘인구 소멸’이라는 우려까지 나옵니다. 저출생이 심화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자녀 양육 경제적 부담과 지원 부족
취업·고용 불안정 등 소득 불안
집값 등 과도한 주거 비용
출산·육아 등 여성의 경력단절
기타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