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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군화를 혀로 핥지? ‘lame suela’의 정확한 맥락 알려주세요

왜 군화를 혀로 핥지? ‘lame suela’의 정확한 맥락 알려주세요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3-19 11:18
업데이트 2019-03-1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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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출근하며 서울신문 국제면을 펼쳐 보다 당혹스러웠다.

웬 여성이 벌건 대낮에 남의 군화를 혀로 핥고 있어서다. 베네수엘라 예술가 데보라 카스티요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거리에서 ‘라메 주엘라(Lamezuela)’란 제목의 행위예술을 선보이는 도중 경찰과 정치인, 군인으로 분한 세 명의 남성이 신고 있는 신발들에 혀를 갖다대 핥은 것이다. 라메 수엘라(lame suela·부츠를 핥는 사람)란 스페인어권 관습에다 고국인 ‘베네주엘라(Venezuela)’를 갖다붙여 살짝 비튼 것이었다.

제6회 상파울루 국제연극제에 참여한 카스티요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전체주의와 억압을 폭로하고자 하는 것이 이날 공연의 목적이었다.

그런데 라메 수엘라의 원래 뜻, 남의 신발을 혀로 핥는 행위가 무얼 의미하고 무얼 정확히 겨냥하는지가 궁금했다. 인터넷 서핑을 해봤다. 스페인어 사전을 들춰보는 게 가장 좋은 방안이지만 기자가 스페인어를 모르니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영어로 부츠를 핥는 사람이란 뜻의 ‘bootlicker’를 검색하니 두 가지 뜻으로 풀이된다. 첫째는 남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이, 둘째는 자존감 따위는 없는 것처럼 구는 사람이란 설명이다.
상파울루 AFP 연합뉴스
상파울루 AFP 연합뉴스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이들의 문화에서 이런 풍자와 조롱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알고 싶었지만 능력 부족으로 뜻을 이룰 수 없었다. 이슬람권에서는 종종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견해를 피력하는 정치인, 심지어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을 향해서도 신발을 투척하는 행위가 보도되지만 그에 견줘 신발이 똑같이 등장하는 이 풍자는 정반대되는 의사표현 방법으로 여겨진다. 둘째 풀이는 한나라 고조가 되는 유방의 가랑이 일화와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확장된 의미로는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입에 발린 말을 하는 사람, 다시 말해 아첨꾼(toader)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포털 야후!를 통해 영어 문서나 뉴스 등을 검색하는 것으로는 라메 수엘라의 정확한 맥락을 파악할 수가 없었다. 풍자나 조롱의 뜻이라면 구체적으로 이 행위가 시위나 저항의 의사 표현으로 기능한지를 알고 싶었다. 스페인어와 문화에 정통한 이들의 조언을 기다릴 따름이다.

한편 베네수엘라 정국은 혼돈이 걷힐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오른 사회보장청장 출신 카를로스 로톤다로 육군 장군이 콜롬비아로 망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로톤다로 장군은 콜롬비아로 몰래 달아난 뒤 먼저 망명해 마두로 정권 퇴진 운동을 이끄는 루이사 오르테가 전 검찰총장 측에 합류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또 콜롬비아 외교부는 지난달 이후 베네수엘라 군경 약 1000명이 탈영해 자국으로 입국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 등의 지지를 받는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이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앞세워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며 군부의 지지를 토대로 여전히 국가기관을 통제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상파울루 AFP 연합뉴스
상파울루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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