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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치료제 없는 치사율 100% ‘돼지 흑사병’… 사람은 전염 안 돼

백신·치료제 없는 치사율 100% ‘돼지 흑사병’… 사람은 전염 안 돼

하종훈 기자
하종훈, 한상봉 기자
입력 2019-09-17 17:52
업데이트 2019-09-1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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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번째 ‘돼지열병 발병국’ 오명

돼지과 동물만 분비물·호흡기 통해 감염
확산 방지 1주일이 고비… 지자체 비상
전국 확산 땐 돼지고기 가격 상승 우려
전문가 “돼지고기 섭취해도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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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책회의
정부 대책회의 경기 파주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인한 폐사가 발생한 이튿날인 17일 김현수(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방자치단체 등과의 영상회의를 준비하며 직원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뉴스1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7일 국내에서 처음 발병하면서 전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48시간 동안 전국의 돼지 축산 종사자들의 이동을 중지시키는 초강수 대책을 내놓았지만, 한국은 ‘20번째 ASF 발병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날 농식품부에 따르면 ASF는 사람이나 다른 동물이 아닌 돼지과 동물에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감염될 경우 치사율이 100%에 이른다.

감염된 돼지의 눈물이나 침 등 분비물을 통해 전염되거나 호흡기 계통으로 직접 전파된다. 돼지의 피를 빠는 물렁 진드기가 매개체가 되기도 하며 감염된 돼지고기나 돼지고기 가공품을 건강한 돼지가 사료로 먹었을 경우에도 감염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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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잠복기가 최장 21일이지만 학계에서는 1주일 정도 지나면 가장 많이 발현된다고 보고 있다”면서 “앞으로 1주일간 확산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SF가 발병한 농장은 경기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2450마리의 돼지를 사육해왔다. 지난 16일 오전부터 사료를 제대로 먹지 않은 5마리의 어미 돼지가 고열로 폐사하자 농장주가 방역 당국에 ASF 의심 신고를 했다. 이 농장은 지난 6월 일제조사 당시 별 이상이 없었다. 결국 국내에 ASF가 유입된 원인은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가늠할 수 있게 됐다.

ASF는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최초로 발견돼 풍토병으로 자리잡았고, 2016년부터 세계 각국으로 세력을 확대했다. 지난해 8월에는 세계 돼지고기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올해 들어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으로 확산됐다. 지난 5월에는 북한이 ‘자강도에서 발병 사례가 있다’고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했다. OIE에 따르면 최근 ASF가 발생한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총 19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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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발생한 17일 경기도 파주시 확진농가 주위에 소독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2019.9.17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돼지열병 발생한 17일 경기도 파주시 확진농가 주위에 소독작업이 펼쳐지고 있다. 2019.9.17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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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발생 ‘금겹살 될까?’
돼지열병 발생 ‘금겹살 될까?’ 국내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확진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얼마나 더 확산하느냐에 따라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2019.9.17
뉴스1
ASF에 감염된 돼지고기를 섭취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는 독일 농식품부 산하 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ASF가 전국으로 확산되면 살처분하는 돼지가 늘면서 공급이 줄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제역으로 348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된 2010~2011년에도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올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ASF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파주시는 주요 길목 12곳에 24개 통제 초소를 설치하고 하루 140여명의 공무원을 투입해 돼지 이동을 통제, 감시하고 있다. 파주에서는 농가 91가구가 돼지 10만여 마리를 키우는 것을 비롯해 ▲연천 100가구 17만 7100여 마리 ▲양주 68가구 8만 8000여 마리 ▲포천 159가구 27만 8600여 마리 등을 사육 중이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파주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2019-09-1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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