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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현행 유지로 혼란은 최소화…‘서열 정점’ 영재·과학고 뺀 개편 한계

5년 동안 현행 유지로 혼란은 최소화…‘서열 정점’ 영재·과학고 뺀 개편 한계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19-10-14 18:16
업데이트 2019-10-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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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외고·자사고·국제고, 2025년 일반고 일괄 전환’ 검토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교육부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외국어고와 자율형 사립고, 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은 고교학점제가 전면 실시되는 2025년에 고교 체제와 교육과정을 동시에 ‘대수술’한다는 구상으로 분석된다.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 정책의 발목을 잡는 ‘하향 평준화’ 우려를 극복하는 게 관건으로 보인다.

14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외고와 자사고, 국제고의 설립 근거가 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일괄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이 ‘고교 서열화 해소’를 주문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꺼내 들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카드다. 당정청이 일괄 전환의 시점으로 잡은 2025년 3월은 고교학점제가 전면 실시되는 해로, 일반고에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지망 전공에 맞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듣는 교육 과정이 실시된다.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내신의 성취평가제(절대평가) 도입이 필수 전제조건인데, 고교 유형별 수준 차이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서열은 내신 성취평가제 도입의 걸림돌로 여겨져 왔다.

일반고 전환을 5년 뒤로 미룬 것은 올해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자사고가 향후 5년간 지위를 유지하게 된 상황에서 올해 재지정 평가 결과를 거스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또 고입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당장 혼란을 초래하지 않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

교육부는 당초 내년까지 예정된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에 대한 재지정 평가를 모두 마무리한 뒤 내년 하반기부터 사회적 의견 수렴을 거쳐 고교체제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시행령 개정을 통한 일괄 전환으로 방향을 바꾼 것은 재지정 평가를 통한 단계적 폐지의 한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지정 취소 처분을 받은 13개 자사고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면서 교육부는 1년 내내 교육계에 혼란과 갈등만 부추긴 채 달라진 것은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통해 교육과정을 다양화함으로써 고교 교육의 ‘상향 평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특목고와 자사고가 흡수해 왔던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에 고교학점제가 부응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선택과목 개설을 위한 교사 수급 등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고교 서열화의 정점에 있는 영재학교와 과학고는 고교체제 개편 논의에서 비껴 있다는 점도 한계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이들 학교로 몰리면서 서열화를 고착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19-10-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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