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수해복구 봉사 엇갈리는 평가
심대표 깨끗한 옷·신발 인증샷 삭제 논란정의당 “복구활동 초기에 찍은 것” 해명
‘진흙 범벅’ 태영호 의원 인지도 급상승
진정성 잃으면 ‘정치적 봉사활동’ 역풍
전문가 “국회서 어떻게 기여하나 봐야”
충북 음성 간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김태년(오른쪽) 원내대표와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11일 충북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음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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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효과의 대표적 사례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다. 심 대표는 지난 7일 경기 안성시 죽산면의 한 마을을 찾아 복구 작업을 벌였다가 소위 ‘인증샷’ 논란에 휩싸였다.
심 대표가 페이스북에 당시 사진을 올렸는데, 진흙투성이인 현장 상황과는 달리 심 대표의 옷과 신발이 너무 깨끗한 상태로 남아 있자 ‘보여 주기식’ 활동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몰아친 것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심 대표는 사진을 삭제했다.
이와 관련,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11일 “심 대표의 (페이스북) 사진은 복구 활동 초기에 잠깐 찍은 것이고, 이후 사진은 복구 활동에 경황이 없던 당직자들이 제대로 찍지 못했을 뿐”이라며 “옷과 장화가 깨끗하다는 지적이 있자 (사진을) 삭제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남 구례 간 통합당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1일 전남 구례군 문척면 구성마을 마을회관에서 작업복 차림으로 침수 피해를 입은 집기들을 밖으로 옮기고 있다.
구례 연합뉴스
구례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수해로 민심이 극도로 예민해져 있는 긴급 상황에서는 사소한 차이가 진정성에 대한 다른 평가를 만든다고 풀이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정치인들의 현장 방문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며 “단 이때 국민 상식에 반하는 행동으로 진정성을 잃게 되면 봉사활동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역풍을 맞으며 더 큰 비판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치인이 재해 현장에서 지나치게 정치적이려고 하면 과거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보온병 포탄’ 발언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다만 국민들도 재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수에만 관심을 갖기보단 의원들이 국회에서 어떤 식으로 피해 복구에 기여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0-08-12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