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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찬바람과 함께 온 굴과 홍합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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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0-12-03 00:19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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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요리사와 식도락가에게 차디찬 바람은 반가운 신호다. 우리가 두꺼운 옷으로 겨울을 준비하듯 바닷속 해산물들도 차가워지는 수온에 적응하기 위해 몸속에 지방을 축적하거나 산란기를 끝내고 다시 몸 다지기에 나서는 때이기 때문이다. 많은 해산물이 요맘때 제철을 맞지만 그중에서도 어패류, 굴과 홍합의 맛이 딱 이때에 꽉 차기 시작한다.

어패류는 영어로 셸피시, 단단한 껍질을 가진 조개류나 갑각류를 의미한다. 굴과 홍합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바다와 인접해 있는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식재료로 인식된다. 각지의 해안선마다 굴 껍데기나 홍합 껍데기 더미가 분포해 있는 것으로 보건대 우리가 바닷가에서 조개구이를 즐기는 것처럼 오래전 해안가에 살았던 이들도 굴과 홍합으로 만찬을 즐겼을 것으로 추측된다.

굴과 홍합은 날로 먹든 익혀 먹든 상관없는 재료이지만 날것으로 먹을 때 가장 맛이 좋다. 복잡미묘한 풍미를 내는 성분들이 열을 가하면 일부 사라지거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형태로 변형되기 때문이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는 신선한 상태의 홍합을 익히지 않은 채 먹기도 한다. 날로 먹었을 때의 홍합은 짜릿한 바닷물과 더해져 깊은 단맛과 감칠맛을 선사한다. 열을 가해 먹을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의 풍미다.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홍합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호사다.

굴과 홍합은 바깥의 염도와 균형을 잡기 위해 몸속에 아미노산을 축적하는데, 바닷물이 짤수록 삼투압을 유지할 수 있는 아미노산을 더 많이 필요로 하게 된다. 아미노산이 풍부할수록 달고 깊은 맛을 내는 감칠맛이 더욱 선명해진다. 국물에 깊은 맛을 주기 위해 조개나 가리비 등 어패류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에서 만난 싱싱한 굴. 껍데기를 까고(사진), 레몬을 살짝 뿌리면 상큼한 산미가 굴의 진한 풍미를 한껏 살려 준다. 비릿한 잡맛을 레몬으로 가리는 건 우리가 초고추장에 굴을 찍어 먹는 것과 비슷하다. 유럽인들은 날것을 잘 먹지 않지만 굴만은 익히지 않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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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에서 만난 싱싱한 굴. 껍데기를 까고(사진), 레몬을 살짝 뿌리면 상큼한 산미가 굴의 진한 풍미를 한껏 살려 준다. 비릿한 잡맛을 레몬으로 가리는 건 우리가 초고추장에 굴을 찍어 먹는 것과 비슷하다. 유럽인들은 날것을 잘 먹지 않지만 굴만은 익히지 않고 먹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에서 만난 싱싱한 굴. 껍데기를 까고, 레몬을 살짝 뿌리면(사진) 상큼한 산미가 굴의 진한 풍미를 한껏 살려 준다. 비릿한 잡맛을 레몬으로 가리는 건 우리가 초고추장에 굴을 찍어 먹는 것과 비슷하다. 유럽인들은 날것을 잘 먹지 않지만 굴만은 익히지 않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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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에서 만난 싱싱한 굴. 껍데기를 까고, 레몬을 살짝 뿌리면(사진) 상큼한 산미가 굴의 진한 풍미를 한껏 살려 준다. 비릿한 잡맛을 레몬으로 가리는 건 우리가 초고추장에 굴을 찍어 먹는 것과 비슷하다. 유럽인들은 날것을 잘 먹지 않지만 굴만은 익히지 않고 먹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에서 만난 싱싱한 굴. 껍데기를 까고, 레몬을 살짝 뿌리면 상큼한 산미가 굴의 진한 풍미를 한껏 살려 준다. 비릿한 잡맛을 레몬으로 가리는 건 우리가 초고추장에 굴을 찍어 먹는 것과 비슷하다. 유럽인들은 날것을 잘 먹지 않지만 굴만은 익히지 않고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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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바르셀로나 보케리아 시장에서 만난 싱싱한 굴. 껍데기를 까고, 레몬을 살짝 뿌리면 상큼한 산미가 굴의 진한 풍미를 한껏 살려 준다. 비릿한 잡맛을 레몬으로 가리는 건 우리가 초고추장에 굴을 찍어 먹는 것과 비슷하다. 유럽인들은 날것을 잘 먹지 않지만 굴만은 익히지 않고 먹는다.

바다라고 해도 다 같은 바다가 아닌지라 출신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서해에서 나는 굴과 남해에서 나는 굴의 맛과 풍미가 다른 것이다. 남해 출신 굴은 서해 굴에 비해 몸집이 큰 대신 강한 맛은 덜한 편이다. 서해 굴이 작고 옹골찬 느낌이라면 남해 굴은 크고 연하다.

유럽산 굴과 아시아의 굴도 다른 풍미를 갖고 있다. 아시아 굴은 싱그러운 오이향, 해조류향이 지배적이라면 유럽의 굴에선 금속맛이 약하게 느껴진다. 개체에 따라, 먹는 시기에 따라, 지역에 따라 껍데기 모양과 맛이 다른 굴을 맛보는 것도 이때에 경험할 수 있는 식도락 중 하나다.

유럽에서는 굴과 홍합을 어떻게 먹을까. 의외로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홍합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벨기에다. 살이 튼실하게 찬 홍합을 화이트 와인과 다진 셜롯, 허브 등을 넣고 통째로 가볍게 쪄낸 홍합찜이 대표적이다. 벨기에뿐만 아니라 프랑스 북부 지역에서도 즐겨 먹는 홍합 요리다. 우리와 다른 점은 홍합찜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는다는 정도랄까. 달콤하면서 바다의 풍미를 한껏 안은 부드러운 홍합과 짭조름하고 바삭한 감자튀김은 의외로 궁합이 좋다. 여기에 화이트 와인을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가 없는 조합이다.

대서양의 홍합은 겨울이 제철이지만 지중해에서 나는 홍합은 반대로 여름에 즐긴다. 지중해 쪽으로 가면 가볍게 올리브유를 두르고 데치거나 볶은 홍합 요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 지역의 홍합 파스타는 바지락으로 만든 봉골레 파스타보다 훨씬 깊고 진한 풍미를 선사한다.
홍합 요리로 유명한 벨기에의 홍합찜. 바다 풍미가 진한 홍합찜에 짭짤한 감자튀김을 곁들이는 게 의외로 훌륭한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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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합 요리로 유명한 벨기에의 홍합찜. 바다 풍미가 진한 홍합찜에 짭짤한 감자튀김을 곁들이는 게 의외로 훌륭한 조합이다.

날것을 잘 먹지 않는 유럽 사람들이지만 굴만은 예외다. 싱싱한 굴 위에 레몬을 살짝 뿌려 먹으면 굴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레몬의 산이 혹시 있을 유해한 균을 살균해 주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상큼한 산미가 굴이 가진 진한 풍미를 한껏 도드라지게 한다. 비릿한 잡맛을 가려 주기도 한다. 우리가 굴에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단순히 레몬을 살짝 뿌려 먹는 것보다 조금 더 고급스럽게 정성을 들여 굴을 맛보고 싶다면 미뇨네트 소스를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클래식한 미뇨네트 소스는 양파의 일종인 셜롯을 곱게 다져 레드 와인 식초와 소금, 후추를 섞어 만든다. 클래식한 것도 좋지만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약간의 변주를 주는 것도 재미있다. 양파나 파, 고추처럼 향이 나는 채소나 허브와 같은 잎, 산미를 줄 수 있는 식초나 레몬, 후추나 정향 등 향신료를 넣어 여러 가지 맛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의외로 굴의 표정이 다양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으니 꼭 한 번 시도해 보길 권한다.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맛볼 수 있는 작지만 큰 호사이니까.
2020-12-0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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