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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랜드 협박범 공개한 카드, 다크웹 유통 정보였다

[단독] 이랜드 협박범 공개한 카드, 다크웹 유통 정보였다

유대근 기자
입력 2020-12-03 18:00
업데이트 2020-12-0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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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취했단 내용 76%, 암시장 정보 일치
이미 해킹됐던 정보로 협박 가능성 수사

‘전산장애로 조기 영업종료 합니다’
‘전산장애로 조기 영업종료 합니다’ 이랜드그룹은 22일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해 NC백화점 등 자사 오프라인 매장 절반 정도의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랜섬웨어란 사용자 컴퓨터의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악성 코드를 뜻한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뉴코아아울렛 강남점 2,3층에 붙은 전산장애로 인한 조기 영업종료 관련 안내문. 2020.11.22
이랜드그룹 전산망을 ‘랜섬웨어’(금전 요구를 목적으로 시스템이나 데이터를 잠그는 방식의 악성코드)로 공격한 일당이 “탈취한 내용”이라며 협박용으로 일부 공개한 카드 정보가 이미 해외 인터넷 암시장에서 거래되던 정보와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이랜드가 보유했던 정보라면 이미 과거 해킹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의심하고 있다. 금융 당국과 경찰은 이 정보가 실제 이랜드 데이터베이스에서 훔친 것인지 검증하는 한편 해킹범의 뒤를 쫓고 있다.

3일 이랜드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해킹 조직은 전날 이랜드 측에 메일을 보내 “랜섬웨어 복구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탈취 카드정보를 매일 10만건씩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뒤 ‘다크웹’(특정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접속이 가능한 웹)에 카드 정보 38건을 공개했다.

금융보안원이 카드 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76%(29건)는 지난 4월 싱가포르 사설 보안업체가 다크웹에서 유통되고 있었다며 우리 당국에 넘긴 90만건의 카드 정보와 정확히 일치했다. 나머지 9건은 어떤 경로로 해커들의 손에 들어갔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또 38개 중 유효한 카드는 33개이며 5개는 유효기간이 만료된 카드였다.

앞서 금융당국은 싱가포르 보안업체로부터 유출 카드 90만건의 정보를 넘겨받은 뒤 각 카드사에 정보를 나눠 주고 소비자 피해예방 조치를 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유출 카드 중에는 뉴코아아울렛 등 이랜드그룹 카드 정보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협박범들이 기존 다크웹에서 유통되던 카드 정보를 올린 건지 또는 실제 이랜드가 가지고 있던 데이터를 탈취한 건지는 아직 확정할 수 없다”면서 “서울경찰청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달 22일 새벽 해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포자로부터 랜섬웨어 공격을 받았다. 이에 따라 뉴코아·NC 등 23개 오프라인 유통지점 영업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20-12-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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