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흔적 지우고 美지위 회복 행보
“코로나·경제·기후변화·인종차별에 대처”
의사당 인근서 중무장 트럭 적발 긴장
주방위군, 연방의사당 경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나흘 앞둔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버지니아 주방위군 장병들이 중무장한 채 미 의회 의사당 주변을 행군하고 있다. 앞서 미 연방 정부는 취임식 일주일 전부터 수도 워싱턴DC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전면 봉쇄했으며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 재난관리청(FEMA)이 공식적으로 취임식 준비를 함께하고 있다.
워싱턴DC 게티/AFP 연합뉴스
워싱턴DC 게티/AFP 연합뉴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16일 차기 백악관 참모들에게 메모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 10일 이내에 코로나19, 경기 침체, 기후변화, 인종 불평등과 같은 4대 위기에 대처하고 세계에서 미국의 지위를 회복할 결단력 있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취임식 날 향후 100일간 1억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계획을 천명하고, 1100만명에 이르는 불법 체류자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이민법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했던 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 일부 이슬람 국가에 적용된 입국금지 철회도 첫날 이뤄진다. 또 코로나19 대응책으로 학자금 상환 및 이자 지급 유예, 마스크 착용, 세입자 퇴거 및 압류 제한 확대 조치 등도 발표된다.
하지만 지난 6일 의회 난입 참사로 시작된 미국 내 불안은 취임식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워싱턴DC 연방의사당 근처에서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웨슬리 앨런 빌러(31)라는 남자가 지난 15일 저녁 9㎜ 글록 권총과 실탄 500발 이상을 총기 소지 옹호단체 스티커가 붙은 자신의 트럭에 싣고 의사당 쪽으로 진입하려다 검문을 받고 체포됐다.
워싱턴DC 보안 당국은 이날부터 내셔널 몰 일대를 폐쇄했고, 주방위군을 최대 2만 5000명 동원하겠다고 전했다. 미 항공사들은 워싱턴DC로 향하는 항공기의 총기 운송을 전면 금지했고, 에어비앤비는 취임식 주간 워싱턴DC 지역 숙박 예약을 모두 취소했다. 미국 연방우체국(USPS)은 워싱턴DC에서 우체통을 한시적으로 철거할 예정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01-18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