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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스가, 가장 중요한 연설에서도 ‘불합격’…“위기극복 의지 안보여” 난타당해

日스가, 가장 중요한 연설에서도 ‘불합격’…“위기극복 의지 안보여” 난타당해

김태균 기자
입력 2021-01-19 12:50
업데이트 2021-01-1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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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책과 지도자로서 의지 보이는 데 실패”
지지율 4개월새 -35%P…사상 최대낙폭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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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최악의 지지율 위기를 겪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상황 반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중요한 기회를 또다시 놓쳤다. 지난 18일 신년 시정방침 연설에 나섰지만, 여기에서도 위기의 근원인 코로나19 부실대응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불만을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일본 총리가 매년 1월 정기국회 개회에 맞춰 하는 시정방침 연설은 한해 국정 운영방향을 밝히는 가장 중요한 연설로 통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발행부수 기준 일본 최대 신문인 요미우리신문은 스가 정권 지지율이 4개월 새 반토막 나며 ‘출범 초기 4개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2시 정기국회 개회에 맞춰 스가 총리는 국회 중의원 단상에 올라 연설 원고를 읽어내려갔다. 연설 내용은 정권 출범 초기인 지난해 10월 소신표명 연설 때에 비해 방어적인 느낌이 강했다. ‘경제’와 ‘방역’의 2가지에서 모두 성공하겠다는 당시의 공세적 자신감은 사라지고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대한 곤혹스러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는 이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아랑곳없이 강행해 비난을 샀던 소비·여행 장려책 ‘고투(GoTo) 캠페인 사업’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스가 정권이 지향하는 사회상으로 내걸어 ‘신자유주의 조장’ 비난받았던 ‘자조·공조(共助)·공조(公助) 및 유대’라는 말도 이번 연설에서는 사라졌다.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국민생활을 제한하는 데 대해 사과를 하기도 했다.

연설도중 야당 의원석에서는 여러차례 야유가 쏟아져 나왔다. 스가 총리가 “긴급사태 선언을 발령했다. 효과적으로 대상을 선정해 철저한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대책이 너무)늦었다”라는 비난이 장내에 울려퍼졌다.

국민들과 의사소통에 약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그는 전날 원고를 몇번을 읽으면서 연습했다고 밝혔지만, ‘출산’을 ‘생산’으로 발음하는 등 여러 차례 오독이 나타났다.

스가 총리의 변화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확산에 제동을 걸기 위한 확실한 대응책이나 국가 지도자로서 결기 등을 보이는 데는 이날 연설에서도 실패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총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수습을 향한 뚜렷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며 이에 대해 어느 때보다 정중한 설명을 해야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설은 기존에 정해진 방침을 되풀이한 것으로 국민의 불안과 불신에 진정으로 답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도 “총리의 연설은 어떠한 관점에서 보더라도 합격점과 거리가 멀다”면서 “총리는 정치인에게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신뢰가 불가결하다고 말했지만 자신이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설명 책임를 다하고 있는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했다.

한편 이날 연설에 앞서 오전 공표된 요미우리의 1월 월례 여론조사에서 스가 정권 지지율은 39%로 지난해 12월 조사 때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9%로 6%포인트 상승했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긍정적인 평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9월 16일 출범 직후 조사에서 74%에 달했던 지지율이 4개월 만에 35%포인트나 추락하면서 같은 기간(출범초 4개월간) 과거 하토야마 정권과 아소 정권이 기록했던 -30%포인트를 넘어 역대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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