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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절 조용히 넘긴 北…미국 화답 기다린다

태양절 조용히 넘긴 北…미국 화답 기다린다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21-04-17 08:00
업데이트 2021-04-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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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6일 도발 없이 경축행사만 진행

4월말·5월초 대북정책·정상회담 고비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설지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지난 15~16일 이틀에 걸친 태양절 연휴 기간동안 북한은 대외 메시지 없이 국내 경축행사에 집중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도발’ 카드를 소진하기보다, 언제든 나설 수 있다고 연기만 피우면서 적당한 긴장도를 유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조선중앙TV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부인 리설주 여사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하고 경축 공연을 관람하는 등 예년 수준의 태양절 행사를 차질없이 진행했다. 코로나19로 태양궁 참배조차 나오지 않았던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태양궁 참배 때 눈에 띄는 점이라면 리 여사와 조용원·김여정·현송월 등 최측근 3인방, 그리고 박정천 군 총참모장만 대동한 점이다. 이 때문에 실각설이 나온 박태성 당 선전선동부장의 실각 여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는다. 이날 동행 참배는 3인방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임을 재확인하고, 박정천을 통해 국방력 강화 의지를 드러내 보이려는 것이란 해석을 가능케 한다.
김정은, 김일성생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김일성생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인 지난 15일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참배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참배에는 조용원 당 조직비서와 박정천 군 총참모장, 김여정 당 부부장과 현송월 당 부부장이 동행했다. 2021.4.16.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지난 달 23일과 25일 각각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최근 신포조선소에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바지선을 움직이는 등 긴장을 유발했던 북한이 도발을 미루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은 일단 미국의 대북정책을 기다려 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6일 YTN라디오에서 북한이 도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미국의 대북정책이 송환 중이고, 전혀 모습도 드러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을 압박할 수밖에 없는 일을 왜 자처하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1월 당대회 때 미국에 대해 강대강, 선대선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미국에서 가끔 대북 강경 발언이 나오는데 이런 것을 의식해 SLBM을 쏠 수 있다는 제스처만 취하고 다시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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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9주년’ 띄운 노동신문
‘김정은 집권 9주년’ 띄운 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식 집권 9주년을 맞아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이끄시는 주체의 한길로 억세게 나아가자’라는 제목의 기념 사설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듬해인 2012년 4월 11일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제1비서, 13일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됐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군중시위의 모습으로 이날 신문에 다시 한번 게재됐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은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 대해서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불참하겠다는 결정을 내부적으로 내렸으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는 공식적으로 면제 요청을 하지 않는 등 분위기를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쯤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대북정책과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유화책이 나와준다면 다시 출전할 여지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현 상황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명분이 없고, 미중 갈등 속 편가르기가 심해지면 당장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은 중국에 더욱 밀착하면서 북미가 모두 전략적 인내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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