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격리 주장도, 진원지 브라질 백신개발 노력, 3년 이상 걸릴 수도
신생아 소두증(小頭症) 유발 위험이 있는 지카 바이러스가 유럽에서도 발병 사례가 보고되는 등 지구촌이 초비상이 걸렸다. 영국은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에게 지카 바이러스 발병 지역에 대한 여행자제를 권고했다. 진원지로 지목된 브라질이 백신 개발을 위해 미국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브라질 보건부 산하 위생감시국의 자르바스 바르보자 국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보건원(NIH)와 접촉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힌 것으로 현지 신문이 보도했다. 양국 정부 관계자들이 이번 주에 만나 백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협의한다.
브라질 정부와 세계적인 대형 제약업체들은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른 시일 안에 개발될 가능성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기록적으로 짧은 시간에 백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백신 개발을 주도하는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는 백신 개발에 3∼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 발병이 미주 대륙과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탈리아에 4건, 스페인 2건, 영국 3건의 지카바이러스 발병 사례가 보고됐다고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가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확인된 지카 바이러스 발병 사례는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을 다녀온 사람들이며 모기를 통해 남부 유럽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공중보건국(PHE)은 콜롬비아와 수리남, 가이아나를 여행한 영국인 3명이 모기에 물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성인 대부분에게서 발열이나 발진 등과 같은 가벼운 증세만 나타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대륙 55개국 가운데 21개 국� ㅑ熾た� 퍼졌다고 전했다. WHO는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 숲 모기가 캐나다와 칠레를 제외한 미주 대륙 전체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임신한 여성들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곳에 여행하기에 앞서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각국 정부에 살충제 등을 사용해 모기를 없애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정부는 다음 달 13일을 ‘이집트 숲 모기 퇴치의 날’로 정하고 육·해·공군 병력 2만 2000 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방역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이집트 숲 모기는 소두증 외에 뎅기 열병과 치쿤구니아 열병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건당국이 지카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된 사람들을 일정기간 집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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