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항 입국장 면세점 도입’ 다시 논의

정부 ‘공항 입국장 면세점 도입’ 다시 논의

입력 2013-05-12 00:00
수정 2013-05-1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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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14일 부처 의견 교환

면세점 자료사진. 연합뉴스
면세점 자료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국제공항 입국장에 면세점을 도입하는 문제를 다시 검토한다.

여러 차례 논란만 빚다가 좌절된 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이번에는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12일 청와대·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와 청와대는 오는 14일 청와대 서별관에서 열리는 경제금융점검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서별관회의’로도 불리는 이 회의에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신제윤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는 투자활성화와 벤처활성화 대책을 주로 논의하는 자리이지만 청와대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적극적인 입장을 제시, 이에 대한 부처 간 의견 교환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입국장 면세점은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때 국토해양부를 중심으로 도입 논의가 있었으나 부처 협의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해 좌절됐다. 이후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몇 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모두 논란 속에 무산됐다.

부처 간 입장은 일단 엇갈린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찬성 쪽이라면, 기획재정부는 신중, 관세청은 반대다.

찬성론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되고 공항의 경쟁력도 높인다고 강조한다. 관광객 증가가 투자활성화로 이어지고, 서비스 산업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도입되면 관광객이 늘어 투자가 활발해지고, 세계 서비스 1위라는 인천국제공항의 지위도 확고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라며 “청와대도 이에 공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대론자는 입국장 면세점의 이용 혜택이 일부 계층에만 돌아가고 소비지 과세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을 편다.

출국장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은 외국에서 소비하므로 면세가 인정되지만, 입국장 면세점에서 산 것은 국내에서 소비되는 만큼 소비지 과세원칙에 맞지 않고 국내에서 제대로 세금을 내는 소비자와의 조세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수 측면에서도 면세점을 자꾸 늘리는 게 바람직하진 않다”고 말했다.

2011년 국내 면세점의 매출액 5조3천716억원 가운데 내국인 구매액은 2조6천662억원(49.6%)에 달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의 절반은 내국인이 올려줬다는 얘기다. 과세당국 입장에선 면세점 확대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입국장 면세점이 테러물품이나 마약, 총기류 등 밀수품을 숨기는 장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과 세관검사 증가에 따른 입국절차 지연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타당성 여부를 충분히 검토하고서 도입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안효대 의원(새누리당)은 지난해 11월 ‘국제공항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소를 통해 입국하는 자에게도 외국물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 개정령안을 발의했다.

안 의원은 이와 관련 “현재 63개국 117개 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데 한국은 법적 근거가 없어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행객 편의와 외화유출 최소화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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