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담보 보험 감독 지침으로 고객 피해 ‘눈덩이’
사망 시 최고 3억원 가량을 보장해주는 카드 단체보험 서비스가 이르면 내달부터 일제히 중단돼 1천여만명의 회원이 날벼락을 맞게 됐다.금융감독원의 사망 담보 보험에 대한 지침 때문에 애꿎은 카드 고객만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이는 최근 카드사 ‘채무면제ㆍ유예상품’(DCDS)’ 폭리 파동에 이어 카드 소비자의 불신을 확대하는 것으로 감독 당국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등 대형 카드사들은 사망 담보 단체보험 부가 서비스에 가입한 회원에게 6~7월에 혜택을 전면 중단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이 단체보험은 사망을 담보로 하는 상품으로 카드사가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카드 가입 회원에게 항공상해보험, 골프상해보험 등을 무료로 들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 가입자만 1천여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 Travel 카드’에 제공되는 항공상해보험 서비스를 7월 15일에 종료한다고 고객에 공지했다. 이 서비스는 국내외 항공권을 이 카드로 사면 항공기 탑승 중 사고에 의한 사망·장애 때 최고 3억3천만원을 보상하는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주고 있다.
6월 1일부터는 ‘신한 드림골프 카드’, ‘골프 플래티늄 카드’, ‘F1 그린 카드’ 등의 무료 골프보험 서비스 중 사망 담보 보험 서비스를 종료한다.
이번 사태는 최근 금감원이 사망을 담보로 하는 보험에 대해 피보험자로부터 개별 서면동의를 받도록 지시하면서 발생했다. 기존 카드사와 보험사의 사망 담보 단체보험은 회원 개별 서명이 아니라 단체 이름으로 들었기 때문에 규정 위반에 걸렸다.
금감원은 보험 사기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지침을 바꿨으나 결과적으로 카드 가입 시 무료로 최대 3억여원까지 사망 상해 보장을 받았던 회원들만 희생양이 된 셈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은 카드사와 제휴 시 단체보험 형식으로 했기 때문에 개별 서명으로 전환하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면서 카드사에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도 관련 부가 혜택 중지를 고객에게 알렸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일제히 사망 담보 단체보험의 제휴 해지를 카드사에 통보함에 따라 카드사들도 관련 부가 혜택을 중지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면서 “보험 감독 지침에 따른 후속 조치라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사망을 담보하는 보험에 대해 피보험자 개별의 서면동의를 받도록 한 감독 기관의 지침에 따라 제휴 보험사로부터 더는 관련 부가 혜택을 제공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아 불가피하게 관련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사망 담보에 대해 감독 당국이 개별 서명을 받도록 했지만, 카드 제휴 고객에게 개별 서명을 받기는 어려워 단체 보험을 갱신할 수 없게 됐다”면서 “새로운 환경에 맞춰 카드 제휴 관계를 정리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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