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6. 12. 15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29일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1월 50대 가구주의 소비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6으로 작년 12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작년 10월 105에서 11월 100으로 떨어진 이후 석 달 연속 내려갔고, 2009년 4월 96을 기록한 이후 7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지출전망 CSI는 6개월 후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가 현재보다 늘거나 줄 것으로 생각하는지, 아니면 비슷할 것으로 보는지 물어본 결과다.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소비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응답한 가구가 더 많다는 뜻이다.
50대의 소비심리는 60대의 94나 70세 이상의 95 등 고령층과 비슷할 정도로 움츠러든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40세 미만의 젊은층(20∼30대)은 112, 40대는 108로 50대보다 각각 10포인트 넘게 높았다.
특히 최근 1년간 50대 중년층의 하락세는 두드러진다. 50대의 소비지출전망 CSI는 작년 1월보다 7포인트나 떨어지면서 전체 연령대에서 하락 폭이 가장 컸다.
20∼30대 젊은층의 소비지출전망CSI는 1년 전보다 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고 40대의 경우 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60대(97→94)와 70대(97→95)도 하락 폭이 그리 크지 않았다.
50대 중년층은 비교적 소비를 많이 해왔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정체된 소득과 부채 증가 등의 이유로 경제적 여유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로 이해할 수 있다.
50대의 상당수는 6·25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에 속한다.
직장에서 조기 은퇴를 하고 식당, 부동산임대업 등 자영업에 뛰어드는 이들도 많지만 성공하기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노후 생활에 대한 불안감으로 지갑을 크게 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공적연금 확충 등으로 중년층을 경제·사회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은은 작년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소비성향 하락은 노후에 대한 불확실성에 주로 기인해 60대보다 40∼50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며 “공적연금 확대 등으로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소비성향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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