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판매 전작의 60∼70%…아이폰X으로 수요 분산
아이폰8 국내 출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밤샘 줄서기가 등장했지만, 부진한 예약판매 실적으로 인해 시장의 열기는 예년 같지 않다.2일 KT에 따르면 3일 개통 행사가 열리는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아이폰8 개통 1호 대기자가 사흘째 밤샘 줄서기를 이어가고 있다.
주인공은 이규민(27)씨로 지난달 31일 오후 2시부터 현재까지 꼬박 2박 3일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 씨에 이어 이날 오후 3시50분께 2호 대기자가 등장했다.
아이폰5s를 쓰고 있다는 이 씨는 “홈버튼이 장착된 마지막 아이폰이고, 디자인도 전통적이라 구매하려 한다”며 “아이폰X(텐)은 디자인이 많이 바뀌어서 적응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1호 대기자가 등장한 시점은 지난해 아이폰7 출시 당시와 비슷했지만, 전체 대기자의 숫자는 크게 줄었다.
오후 4시 기준으로 대기자는 2명에 불과하다. 아이폰7 출시 하루 전 비슷한 시간대 대여섯 명이 줄을 섰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다.
아이폰8 출시 열기가 예년 같지 않아 경품 규모가 줄어든 점이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 1호 개통자에게 아이패드를 비롯해 230만원 상당의 경품을 줬지만, 올해는 애플워치 등 150만원 상당을 준다.
KT와 달리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아예 줄서기 행사를 없앴다. 추첨을 통해 선정한 고객만 초청해 당일 개통 행사를 열 계획이다.
지난 27일 시작한 아이폰8 예약판매 실적은 아이폰7의 60∼70% 수준으로 파악된다.
기능과 디자인에서 전작과 큰 차이가 없는 데다 한 달 뒤 나올 아이폰X으로 대기 수요가 분산되면서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아이폰X의 국내 출고가가 최고 163만원에 달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아이폰8으로 일부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격은 신작 아이폰의 성적을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설문조사업체 두잇서베이가 지난달 26∼27일 2천5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새 아이폰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최대 요인으로 51.4%(1천311명)가 가격을 꼽았다. 이어 ‘기능상 달라진 점을 못 느낀다’는 의견이 21.5%(549명)로 뒤를 이었고, 스웰링(배터리 팽창) 현상을 꼽은 응답자는 10.6%(270명)이었다.
아이폰8이나 아이폰X을 살 예정이라는 응답자는 12%(307명)이고, 가장 선호하는 모델은 아이폰8 플러스 256GB였다. 아이폰을 구매하는 이유는 디자인이 30.3%로 가장 많았고, 브랜드 이미지 23.5%, 제품 안정성 21.2% 순이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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