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연내 금리인상 ‘깜빡이’ 계속 켜둘까
생각에 잠긴 이주열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2018.7.1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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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동결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금융시장의 관심은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가 있다. ‘소수의견’이 또 나올지와 금통위 의결문, 이주열 총재의 ‘입’에서 나올 메시지 등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시장에서는 한은 금통위가 금리를 현재 연 1.50%로 유지할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본다.
작년 11월 금리를 올린 이래 여섯 번째 동결 결정이 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6∼21일 75개 기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82%가 8월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안으로는 경기 논란에 고용지표가 악화하고 밖으로는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불안이 도사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달 중순 ‘참사’ 수준 고용지표가 나온 것을 계기로 8월 금리동결 기대가 확 높아졌다.
일각에선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연일 연저점을 경신했다.
한은이 실기했다거나 최근 경기 상황을 봐서는 통화정책방향을 틀어야 할 때라는 의견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아직은 연내 금리인상 전망이 우세해 보인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당초 7∼8월에서 예상 시기를 늦추긴 했지만 대부분 한은이 올해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한다.
한은이 통화정책 완화정도 축소를 통한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금리를 올리며 양국 정책금리 차가 0.75%포인트로 커지고,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데 따른 부담감도 무시할 수 없다.
금통위가 다가올수록 경계감이 강해져 채권시장에서 금리는 혼조세다.
금융시장에서 가장 눈여겨 보는 인물은 이일형 금통위원이다. 지난달에 이어 연거푸 소수의견을 낸다면 연내 금리인상 전망에 좀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이 위원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완화적 통화기조 지속에서 비롯된 금융부채 확대는 실물경제 리스크로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다.
이와함께 금통위 회의 후 나오는 의결문이나 이주열 총재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한은 경제전망을 두고 어떻게 평가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최근 경기가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고 한다면 한은의 연내 금리인상 의지가 여전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반면 성장률 전망 하향조정을 시사하거나 경기 하방리스크를 강조한다면 한은의 통화정책방향을 두고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그 밖에도 최근 국내외 여러 이슈를 두고 이 총재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에도 관심이다.
금융시장에선 이 총재가 이번에도 금리인상 불씨는 살려두되 통화정책 여건이 불확실한 사정을 고려해 선명한 메시지를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이 6주 만에 방향을 바꾸면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고, 그 사이에 고용 상황 이외에는 크게 달라진 건 없으므로 이달에도 소수의견은 나올 것 같다”면서 “한은은 10월이나 11월에 금리인상을 하려고 하겠지만 경제지표가 받쳐주느냐가 문제다. 연내 인상 가능성은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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