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세타2엔진 결함’ 인정… 총 147만대 리콜

현대차 ‘세타2엔진 결함’ 인정… 총 147만대 리콜

류찬희 기자
입력 2017-04-07 21:56
수정 2017-04-0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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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전 그랜저 등 국내 17만대 “주행 중 시동 꺼짐” 고발에 외면하더니 국토부 평가위 상정방침에 계획서 제출

북미 130만대 리콜 … 사측 “사유 달라”

현대기아차가 엔진 결함으로 그랜저, 쏘나타 등 5개 차종 17만대를 리콜한다. 리콜 대상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엔진’을 장착한 차량이다. 현대차가 국내에서 세타2엔진 결함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에서는 2015년 동일 엔진을 장착한 차량(YF쏘나타)에 대해 리콜을 시행한 적이 있다. 일부에서는 ‘현대차가 늑장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지만 회사 측은 “미국과 한국의 리콜 사유는 엄연히 다르다”며 늑장 대응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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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7일 현대기아차가 제작한 그랜저, 쏘나타, K7, K5, 스포티지 등 총 5개 차종 17만 1348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리콜 규모로는 2012년 이후 세 번째로 크다. 그동안 세타2엔진 장착 차량이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이 발생한다는 소비자 고발 및 일부 언론의 문제 제기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현대기아차는 국토부가 지난달 말 엔진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오는 20일 제작결함평가위원회에 관련 내용을 상정하기로 하자 선제적으로 리콜 계획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번 리콜은 정부 명령이 아닌 제조사의 자체 리콜로 진행되게 됐다.

현대차가 인정한 결함은 크랭크 샤프트라는 엔진 부품에 오일 공급 구멍을 만드는 가공 과정에서 산발적 불량이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금속 이물질이 생겨 소음이 발생할 수 있고 엔진 부품끼리 마찰이 극도로 심해지면 ‘소착 현상’(달라붙음)이 발생해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다. 현대차는 앞으로 리콜 차량에 대해 검사를 실시하고 문제가 있는 엔진은 새롭게 개선된 엔진으로 교체해 주기로 했다. 리콜을 통해 엔진을 통째로 교환해 주는 건 처음이다. 리콜은 다음달 22일부터 시작된다. 현재로선 실제 리콜이 이뤄지는 차량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현대차는 북미에서도 같은 엔진을 장착한 차량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쏘나타, 싼타페, K5, 쏘렌토, 스포티지 등 5개 차종 130만여대를 리콜한다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다만 리콜 사유는 국내와 다르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동일 부품인 크랭크 샤프트에 문제가 발생한 건 맞지만 오일 공급 구멍이 아닌 핀의 표면이 균일하게 가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증상(주행 중 시동꺼짐 등)은 똑같다. 현대차는 북미에서의 리콜 시기는 미국 정부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게재하고 리콜 대상 차주에게 문자를 보내 리콜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서울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17-04-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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