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찰이 점심식사 비용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초등학교에 다니는 5세 여자 어린이를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리고 나가 논란을 빚고 있다고 르 파리지앵 신문 등 프랑스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남서부 피레네지방 위스타리츠시의 한 여자 경찰관은 지난 8일 이 지역의 한 초등학교 구내식당에 들어가 점심식사 중이던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어린이 L양을 데리고 나왔다.

이 경찰관은 식당을 운영하는 시청 측으로부터 2011년분 점심식사비 170유로(약 23만8천원)를 내지 않은 L양이 점심을 먹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학교식당에서 L양을 데리고 나와 집으로 갔으나 부모가 없어 경찰서로 다시 데려갔다고 말했다.

위스타리츠시 측은 작년 11월부터 L양의 부모에게 밀린 점심식사 비용을 조속히 납부할 것을 요구하며 납부가 이뤄지지 않으면 L양의 식당 출입을 막겠다는 경고까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시청 측은 별거 중인 L양의 부모가 서로 실업상태를 주장하며 상대방에게 식비 지불을 미루고 급기야 전화조차 받지 않자 이날 경찰관을 동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경찰관이 L양을 데리고 나가자 (나쁜 짓을 저질러) 감옥에 가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르 파리지앵은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뱅상 페이옹 교육장관은 “어떻게 어린이를 인질 취급할 수 있느냐”고 비난하고 나섰고 도미니크 베르티노티 가족장관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가세했다.

도미니크 보디 국가인권위원장도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이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이후 L양은 엄마의 집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경찰서에 간 경험을 ‘산책’ 정도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르 파리지앵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