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장소 인근 주택서 발견
“도와주세요. 저는 납치됐고 10년간 실종 상태였습니다. 뉴스에도 여러 번 나왔어요.”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경찰에 한 여성의 다급한 신고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2003년 패스트푸드 업체인 버거킹에서 일을 마친 뒤 집에 돌아가는 길에 전화를 하다가 실종된 어맨다 베리(왼쪽·26)였다. 베리는 겁에 질린 목소리로 납치범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전화를 걸었다면서 그가 돌아오기 전에 자신을 구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AFP 연합뉴스
이 여성들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실종 당시 14세였던 디지저스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도중에 사라졌다. 2002년 당시 21세였던 나이트 역시 친척 집을 방문했다가 나온 뒤 소식이 끊겼다.
베리를 처음으로 발견한 것은 이웃 주민인 찰스 램지다. 램지는 베리가 집 안에서 비명을 지르며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다른 이웃들과 함께 현관문을 발로 차서 연 뒤 그녀와 여자아이 한 명을 자신의 집으로 피신시켰다. 베리는 램지의 집에서 911에 전화를 걸었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납치범의 집에 있던 나머지 2명을 구조했다. 경찰은 베리와 함께 구출된 여자아이는 6살로, 베리가 낳은 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이곳에서 함께 살고 있던 히스패닉계 남성 아리엘 카스트로(52)와 함께 그의 50대 형제 두 명을 납치 용의자로 체포했다. 카스트로의 집 인근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삼촌 줄리오 카스트로는 자신의 조카가 한 공립학교의 버스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으며, 평소 성격이 좋았던 그가 이런 일을 벌인 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프랭크 잭슨 클리블랜드 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살아서 돌아와 준 이들에게 고맙다”면서 “사건과 관련해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3-05-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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