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문제, 무력으로는 근본해결 안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 재개를 촉구했다고 중국중앙(CC) TV가 보도했다.7일 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중국은 “반도(한반도)의 무핵화(비핵화)를 확고하게 추진하고 있고 평화안정을 확고히 보호하고 있으며 (갈등을) 적극 화해시키고 대화를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유관국가들이) 9·19공동성명의 입장으로 돌아가 조속한 시일 안에 6자 회담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공동성명은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로 복귀한다는 내용을 비롯해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북미 간 신뢰구축 등을 담고 있다.
시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 앞에서 공개적으로 6자 회담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앞으로 중국 정부가 회담재개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중국은 특히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최근 북한을 다녀오고 나서 6자회담 당사국 수석대표와 학자들이 참여하는 반관반민 성격의 회의를 열자고 당사국에 제안하는 등 6자 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 등은 이에 대해 여전히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조처를 하지 않는다면 회담재개는 무의미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 등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간접 촉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재차 표명한 뒤, 중국이 최근 보여주는 모든 적극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중국과 계속 소통·협조를 유지해나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CCTV는 전했다.
시 주석은 시리아 문제에 대해서도 “무력을 동원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유관국가는 ‘심사숙고한 뒤 행동’(三思而后行)하기를 바란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의 무력동원 계획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직접 전달할 셈이다.
또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존재하는 해양주권, 도서지역 분쟁 등을 객관적이고 공평 타당한 태도로 처리해 유관국가가 실제행동을 취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며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은근히 불만을 제기했다.
시 주석은 이밖에도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건강한 발전을 할 것을 자신한다고 밝히고, 고급기술 제품에 대한 대중 수출제한 조치를 완화해줄 것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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