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는 왜 영국의 EU 탈퇴를 반대하나

골드만삭스는 왜 영국의 EU 탈퇴를 반대하나

오상도 기자
입력 2016-01-22 08:53
수정 2016-01-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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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유수의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가 영국이 유럽연합(EU)에 남아달라는 캠페인에 수십만 파운드의 기부금을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의 기부금은 영국에서 영업하는 미국 투자은행들의 불안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가 가져올 급격한 금융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지금까지 골드만삭스 외에 다른 미국 은행들도 직·간접적으로 ‘유럽에서 더 강한 영국’이란 브렉시트 거부 캠페인에 기부하거나 기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런던 지사를 통해 28개국을 오가며 자유롭게 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이르면 올 6월쯤 브렉시트를 논의할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런던지사 직원 6000여명의 고용 유지를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대형 헤지펀드들은 브렉시트를 지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영국의 5대 헤지펀드 중 2곳이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캠페인인 ‘보트 리브’에 참여했다. 오데이 애셋 매니지먼트의 창립 파트너인 크리스핀 오데이 등이 지난해 말부터 잇따라 이 캠페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헤지펀드들이 브렉시트를 적극 지원하고 나선 것은 EU의 고강도 금융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지난 2007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유럽 내 금융 규제가 강화된 이후 고위험 단기투자에 집중하던 헤지펀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때문이다. 만약 브렉시트가 성사된다면 영국의 헤지펀드들은 연간 2억 5000만 파운드(약 4300억원) 이상의 이득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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