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학교도서관서 ‘백설공주’ 퇴출·사우디 종교지도자 “체스 금지”
카타르에서 동화책 ‘백설공주’가 ‘음란하다’는 이유로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당했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아랍인들이 널리 즐기는 체스 게임에 대해 최고 종교지도자의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2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카타르 최고교육위원회는 수도 도하에 있는 한 스페인계 국제학교의 학부모로부터 “백설공주 책의 삽화와 글에 음란한 부분과 성적 함의가 있다”는 문제 제기를 받았다.
위원회는 결국 논의 끝에 이 학교 도서관에서 문제가 된 책을 빼내기로 결정했다. 문제의 책은 그림형제의 동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디즈니의 1937년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다시 책으로 만든 것이다.
문제가 된 그림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책표지에는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쓰러졌다가 왕자의 키스를 받고 살아난 백설공주가 왕자의 품에 안겨 미소 짓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고 현지 매체 도하뉴스는 보도했다.
이 학교 교장 비비안 아리프는 이의 제기를 받자마자 조처했다면서 “우리 학교는 이 나라에 설립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의도치 않은 이런 상황으로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거나 법을 위반했다면 사과한다”고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한편 사우디 최고 종교지도자(카비르 무프티) 압둘아지즈 알셰이크가 체스를 “적대감만 유발하는 시간 낭비”라고 비판하며 이 게임을 하지 말라고 선언했다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가 보도했다.
알셰이크는 현지 TV 프로그램에서 나온 질문에 답하면서 내놓은 파트와(이슬람 율법 해석)를 통해 체스를 술이나 도박과 같은 ‘악마의 짓’으로 규정했다.
그는 “체스는 부유한 이를 가난하게 하고 가난한 이를 부유하게 한다”며 “적대감을 유발하며, 쓰여서는 안 될 곳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나라다. 그러나 아직 정부가 최고 종교지도자의 입장에 따라 체스를 금지할지는 알 수 없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이에 사우디 체스협회 회원인 무사 빈타일리는 바로 트위터에 “체스와 도박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 글을 올리면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칼리파 빈 술탄 왕자가 사우디체스협회 회원들과 함께 체스 행사에 참석해 찍은 사진을 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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