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춘창성 제조한 ‘불량 백신’에 가장 높은 평가점수 줘

수십만 개의 불량 백신이 유통돼 영유아에게 접종된 중국 ‘백신 스캔들’에 연루된 고위관료가 자살을 시도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빈과일보가 1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산둥(山東) 성 질병예방통제센터 면역소의 쑹리즈(宋立志) 소장이 전날 인슐린을 과다 투여하는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했다가 발견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쑹 소장은 병원 집중치료실(ICU)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제약기업 ‘창춘창성(長生)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제조한 불량 백신의 대량 판매에 연루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창춘창성은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불량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을 대량 생산해 산둥 성 질병예방통제센터에 25만2천600개나 판매했다.

이 불량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의 수는 21만5천184명에 달한다.

쑹 소장은 지난해 산둥 성 질병예방통제센터가 DPT 백신을 대량 구매할 당시 이를 평가하는 5명의 심사위원 중 한 명이었다.

5명의 심사위원이 창춘창성의 백신에 준 점수는 최저 94.82점에서 최고 98.82점이었는데, 쑹 소장은 최고점인 98.82점을 준 인물이었다.

백신 스캔들의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중국 정부는 엄중한 조사와 관련한 처벌을 약속한 상태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연달아 “이번 사태에 관련됐거나 책임 있는 사람에 대해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사태의 진상을 철저하게 밝힐 것”이라고 약속했다.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청사 앞에는 불량 백신을 접종했다가 부작용이 발생한 영유아들의 부모 20여 명이 이틀 연속 찾아가 항의시위를 했다.

이들은 “백신 규제 법규를 반드시 제정하라”, “최고 지도자의 뜻을 받들어 책임자를 철저하게 처벌하라”,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민원인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자 수도 베이징의 정부청사를 찾아가는 ‘상팡’(上訪) 시위는 통상 경찰이 강제 해산하지만, 전날에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관료가 나와 이들과 대화했다.

이 관료는 피해 영유아들의 자료를 접수한 후 진상 조사를 약속했으며, 이후 피해 아동 부모들은 자진 해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