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조연상 후보로 백인만 오르자 흑인 영화인 잇단 시상식 보이콧
2년 연속 ‘백인만의 잔치’로 전락한 미국 최대 영화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을 ‘보이콧’하겠다는 흑인 영화인들이 줄을 잇고 있다.여전한 차별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일인 18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흑인들이 모여 기념행진을 준비하고 있다. 미 의회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업적을 기려 1986년부터 매년 1월 세 번째 월요일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애틀랜타 EPA 연합뉴스
리 감독은 “‘백합처럼 흰’ 오스카상 시상식을 지지할 수 없다”면서 “어떻게 2년 연속 후보 40명에 유색인종이 한 명도 없을 수가 있느냐. 우린 연기도 못한단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국 프로풋볼 선수들의 뇌진탕을 다룬 영화에 출연한 남편 스미스가 수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에 분개한 핀켓 스미스 역시 시상식 참석은 물론 TV 시청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젠 유색인종이 오스카상을 거부해야 할 때가 왔다”며 보이콧 동참을 호소했다.
올해 시상식의 진행자인 흑인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조차 “백인만의 ‘내기’ 시상식”이라고 말할 정도로 오스카상은 백인 일색으로 차별 논란을 자초했다. 2006년 포리스트 휘터커가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이래 흑인 남우주연상이 10년째 탄생하지 않았으며, 흑인 여우주연상 수상자는 2002년 핼리 베리가 유일하다. 아카데미는 그동안 인종뿐 아니라 여성 차별로도 비판을 받아 왔다.
올해로 88회를 맞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2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에 있는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2016-01-20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