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드론 민간인 사망자 수 발표 …100명 선 추정

미, 드론 민간인 사망자 수 발표 …100명 선 추정

입력 2016-06-21 17:24
수정 2016-06-2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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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행정명령으로 발표… 사망자 ‘턱없이’ 적어 논란 재연 가능성

미국 정부가 이르면 내주초 대테러전 과정에서 미국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민간인 사망자 통계를 처음으로 발표한다.

그러나 사망자 수가 100명 선에 불과할 것이란 발표가 나올 것으로 전해져 이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제뉴스매체 데일리비스트는 미 정부가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지난 2009년 1월 20일 이후 예멘, 파키스탄, 소말리아 등 ‘사각 지역’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것이 확실시되는 민간인 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21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국방부 관리를 인용, 미 정부는 드론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00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힐 것이라고 전하고 이같은 수치는 상당수 시민단체 등이사망자 수가 많으면 1천 명 이상으로 추정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너무 낮아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를 발표하게 된 것은 미국의 드론 공격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를 둘러싼 거센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는 게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라크,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처럼 공인된 전쟁 지역에서 드론 공격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민간인 사망자 통계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이번에 발표되는 내용은 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만 300차례 이상의 드론 공격이 이뤄진 파키스탄처럼 반(半)공식적인 비밀전쟁 지역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통계를 담고 있다.

대통령 행정명령은 비밀전쟁이 수행된 해당 지역에서 드론이나 고정익 항공기에 의한 미군의 공습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수를 발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미정부소식통은 밝혔다.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는 드론을 통한 대테러전이 표적을 확실히 제거하고 미국이 장기전의 늪에 빠지지 않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술이라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대다수 반대론자는 미국이 누구를 살해하는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설상가상으로 표적이 누구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방식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국방부 일각에서조차 무차별적인 드론 공격에 분노한 민간인들이 오히려 극단주의 테러조직에 가담하게 하는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 세계 테러조직 지도자들 역시 드론 공격이 새 조직원 충원의 또 다른 요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발생한 민간인 희생자 수가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천 명으로 추산되지만 이에 대해 미국은 실상을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드론 전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인권단체 ‘리프리브’(Reprieve)에 따르면 미국의 드론 공격 과정에서 숨진 민간인 수가 4천700명으로 추산된다.

미 맥클라치 신문이 지난 2013년 펴낸 보고서를 보면 같은 해 4월 초 파키스탄 내에서의 드론 공격으로 알카에다 최고지도자 두 명이 숨진 것 외에도 수백 명의 하급 조직원들도 사망했다.

한편 또 다른 미정부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행정명령을 통해 드론 등 항공기 공격으로 사망한 민간인 희생자 가족에 대해 피해보상을 하도록 하고 우방에 대해서도 같은 조처를 하도록 하는 것 등을 포함한 새로운 규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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