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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무너지는 NHK… 차기 회장에 ‘아베 인맥’

공정성 무너지는 NHK… 차기 회장에 ‘아베 인맥’

김태균 기자
입력 2019-12-10 17:48
업데이트 2019-12-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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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회장 경질 후 금융권 인사로 교체… 우경화 바람몰이 위한 ‘나팔수’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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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시부야의 NHK 방송센터.
일본 도쿄 시부야의 NHK 방송센터.
가뜩이나 아베 신조 정권에 편향된 보도 및 제작 행태를 보인다고 비판을 받아 온 일본 공영방송 NHK의 공정성이 한층 더 위태롭게 됐다. 현 회장을 사실상 경질하고 ‘아베 인맥’으로 분류되는 인사를 차기 수장으로 지명했기 때문이다.

NHK 경영위원회는 지난 9일 마에다 데루노부(74) 전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회장을 내년 1월부터 3년간 NHK를 이끌 차기 회장으로 지목했다. 마에다 회장은 1968년 후지은행을 시작으로 평생 은행권에 몸담아 온 인물이다.

미쓰비시상사 부사장 출신인 우에다 료이치(70) 현 회장이 역대 전임자들에 비해 탁월한 경영 수완을 발휘해 왔다는 점에서 유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NHK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아베 총리 측이 강하게 반대했다. 이시하라 스스무 NHK 경영위원장은 “우에다 회장의 조직 관리 능력 등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교체 배경을 말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정치권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아베 총리 측은 우에다 회장이 야당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데다 정권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언론을 모르는 (은행 출신) 인사를 회장에 앉힌 데 대해 권력 비판을 싫어하는 자민당 정권의 의중이 작용한 인사라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물론 우에다 회장 재임 중에도 지나치게 방송에서 정권의 편을 든다는 비판은 많았다. 지난 4월에는 2016년 정권과의 유착이 문제가 돼 퇴출됐던 인사를 전무로 복귀시켜 비판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인사가 수장에 오르게 되면서 NHK는 개헌을 비롯해 아베 우경화 정책의 바람몰이를 위한 나팔수로서 역할을 지금까지보다 더욱 강하게 요구받게 됐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12-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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