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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보다 ‘불금’… 한강선 ‘돗자리 쪼개기’ 홍대 밤엔 ‘벤치 헌팅’

방역보다 ‘불금’… 한강선 ‘돗자리 쪼개기’ 홍대 밤엔 ‘벤치 헌팅’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4-11 22:32
업데이트 2021-04-1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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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유행 문턱… ‘방역 사각’ 된 야외 공원

주말 한강공원, 5인 이상 모임 관리 안 돼
2명·3명·4명 나눈 뒤 옮겨 앉으며 놀기도
경의선숲길 벤치, 밤 10시부터 2·3차 행렬

영업금지 전날까지 강남·홍대 클럽 ‘빽빽’
역삼동 무허가 클럽선 200여명 춤판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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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이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이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600명 이상을 기록하며 ‘4차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방역 경계가 느슨해진 시민들은 따뜻해진 봄 날씨를 즐기러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오후 10시 이후에도 야외에서 술을 마시는가 하면 공원에서 5인 이상이 모임을 갖는 등 곳곳에서 방역 구멍이 발견됐다. 서울신문은 지난 9일 ‘불금’부터 11일 주말까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과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 영등포구 여의도한강시민공원 등에서 방역 사각지대를 살펴봤다.

대표적 야외 모임 장소인 한강공원은 ‘5인 미만’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11일 오후 여의도한강공원 내 50평 정도 규모의 잔디밭에는 18개 일행이 돗자리 30여개를 펼치고 다닥다닥 모여 있었다. 이 구역에만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지켜지지 않은 팀이 네 팀이었다.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3대가 모여 총 10명이 텐트와 돗자리 3개를 설치하고 음식을 먹기도 했다. 공원을 찾은 직장인 강모(30)씨는 “공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 불안하다. 돗자리도 너무 가까이 붙어 있고,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돗자리 쪼개기’도 등장했다. 지난 9일 오후 8시쯤 반포한강공원에 모인 대학생 9명은 돗자리를 세 개 펼치고 2인, 3인, 4인이 다른 일행인 것처럼 따로 앉아 5인 미만 방역수칙을 피해 가려는 ‘꼼수’를 부렸다. 이들은 수시로 5명 이상 가까이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자리를 서로 바꿔 앉으며 함께 모여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지난 9일 저녁 마포구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 경의선숲길 인근 도로가 ‘불금’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지난 9일 저녁 마포구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 경의선숲길 인근 도로가 ‘불금’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모습.
같은 날 홍대입구역과 연남동 일대는 오후 10시가 넘자 더 ‘핫’해졌다. 오후 8시만 해도 곳곳이 비어 있던 경의선숲길 공원 벤치는 2시간 뒤에 만석이 됐다. 음식점과 주점에서 1차를 마친 사람들이 공원에서 2·3차 ‘노상 술판’을 벌였기 때문이다.

‘벤치 헌팅’을 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20대 여성 세 명이 벤치에 나란히 앉아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발견한 20대 남성은 “여기서 대각선 방향 벤치에 저희 셋이 왔는데 괜찮으시면 같이 먹자”며 접근했다. 5인 이상 집합금지와 오후 10시 이후 영업제한이 만들어 낸 새로운 풍경이었다.

자정이 다가오자 경찰이 순찰차를 타고 공원 일대를 돌며 스피커로 해산할 것을 공지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수도권과 부산 지역 유흥시설 영업금지 조치 시행을 하루 앞둔 이날 서울 강남역 인근과 마포구 홍대 클럽거리에 있는 클럽과 감성주점, 헌팅포차 등 유흥업소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빽빽이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빈자리가 없었던 홍대 앞 한 헌팅포차에서는 식탁에 설치된 가림막까지 치우고 마스크를 벗은 채 이야기를 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0일 오후 9시 25분쯤 강남역 인근 역삼동의 한 무허가 클럽에서 직원과 손님 등 200여명을 적발하고 업주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약 264㎡ 남짓한 공간에 다닥다닥 붙어 춤을 추는 손님들을 발견해 입건했다. 대부분 30∼40대로 ‘남미 댄스 동호회’ 등을 통해 모인 주부와 직장인이었다.

글 사진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1-04-1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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