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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으로 키운 강심장… 스무 살 신궁, 도쿄 첫 2관왕 쐈다

집콕으로 키운 강심장… 스무 살 신궁, 도쿄 첫 2관왕 쐈다

심현희 기자
입력 2021-07-25 22:14
업데이트 2021-07-2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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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 도전

‘막내 듀오‘ 김제덕과 혼성전서 첫 우승
여자 단체전까지 휩쓸며 두 번째 금메달
안 “안산 홍보대사? 가본 적도 없어요”

맏언니 강채영, 5년 전 대표팀 탈락 극복
“경기장에 BTS 노래 안 나와 아쉬워요”
코로나 탓 서로 메달 걸어주며 세리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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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열린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신고했던 안산이 25일 러시아올림픽선수단(ROC)을 상대로 한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오른쪽은 안산이 혼성 단체전에서 호흡을 맞춘 김제덕의 목에 손수 금메달을 걸어 주는 모습. 도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지난 24일 열린 양궁 혼성 단체전에서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신고했던 안산이 25일 러시아올림픽선수단(ROC)을 상대로 한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오른쪽은 안산이 혼성 단체전에서 호흡을 맞춘 김제덕의 목에 손수 금메달을 걸어 주는 모습.
도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25일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에서 9연패를 이룬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 안산(20·광주여대) ‘여자 신궁 3인방’은 ‘하트 세리머니’로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올림픽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로만 이뤄진 양궁 대표팀은 러시아올림픽선수단(ROC)과의 결승전 내내 수시로 엄지손가락을 내밀며 서로를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전날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번째 금메달을 안긴 안산이 제일 먼저 쏘고, 맏언니 강채영이 중간 역할을 하고, 장민희가 마지막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들은 활을 쏘는 포즈를 취한 뒤 중계 카메라를 향해 ‘손하트’를 날릴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듯 목에 금메달을 걸어 줬다. 혼성 단체전에서 김제덕(17)과 호흡을 맞춰 시상대에 오른 뒤 서로 금메달을 걸어 주며 기쁨을 나누던 장면을 재현한 것으로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열린 이번 올림픽이 연출한 독특한 장면이었다.

특히 첫 한국선수단 2관왕에 오른 안산은 경기 내내 강심장 멘털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멘털 유지의 비결로 ‘잠’과 ‘집순이 생활’을 꼽았다. 안산은 훈련이 없는 날엔 낮 12시 넘게까지 늦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부 활동보다는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으며 여가를 보낸다.

안산은 전날 혼성전 뒤 도핑 테스트를 받느라 밤 9시를 넘어서야 경기장을 떠날 수 있었다. 안산은 시상식 뒤 “몇 시간 못 자기는 했지만 짧은 시간에 확 자서 다행히 좋은 컨디션으로 오늘 단체전에 나설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의 이름과 관련해 안산시 홍보대사를 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안산시 홍보대사요? 안산은 가 본 적도 없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개인전까지 3관왕 가능성이 있다는 질문에 “원래 목표는 (혼성전과 단체전 금메달로) 다 이뤘기 때문에 개인전을 즐기면서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법의 주문을 소개해 달라는 주문에는 “항상 혼잣말을 자주 하는데 ‘잘해 왔고, 잘하고 있고, 잘할 수 있다’고 다짐하면서 쐈다”고 소개했다.

안산과 함께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맏언니 강채영은 무엇보다도 5년 전 기억이 되살아났다. 2016년 리우올림픽 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셔 올림픽행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장에서 걸그룹 블랙핑크의 노래가 나온 것과 관련해 ‘직접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저는 오히려 BTS 노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안 나와서 아쉬워요”라고 말해 안산 등이 웃음을 터뜨렸다. 스스로 ‘아미’(BTS 팬클럽)임을 커밍아웃한 것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21-07-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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