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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연 ‘설계자’ 남욱 “50억 클럽 중 2명에게만 실제 돈 전달”

입 연 ‘설계자’ 남욱 “50억 클럽 중 2명에게만 실제 돈 전달”

이혜리 기자
입력 2021-10-19 18:02
업데이트 2021-10-1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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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진술 확보… 실체 규명 가속도

“김만배가 돈 줘야 한다고 해서 자금 마련
2명 빼고 돈 전달된 건 없는 것으로 안다”
‘곽상도 아들 50억’ 뇌물로 판단해 수사 중

박영수 특검 인척 분양대행사 대표 소환
채무액 5배 100억 지급 배경·종착지 추적
남씨 측 “수익금 기부 선처요청 사실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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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8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검찰관계자들과 공항을 나서고 있다.2021. 10. 18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8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검찰관계자들과 공항을 나서고 있다.2021. 10. 18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48) 변호사가 ‘50억원 클럽’ 의혹에 대해 ‘두 사람에게 실제 돈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의 전방위 로비 의혹으로 연결되는 ‘50억원 클럽’은 지목된 당사자 모두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부인했지만, 검찰이 이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실체 규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 사업의 ‘설계자’로 불리는 남 변호사는 전날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 조사에서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화천대유로부터 거액의 로비를 받았거나 받기로 약정했다는 ‘50억원 클럽’ 의혹에 대해 “저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돈을 줘야 한다고 해서 자금만 마련했을 뿐”이라면서도 “두 사람 빼고 실제 돈이 전달된 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뒤 받은 퇴직금 50억원을 뇌물로 판단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앞서 김씨의 구속영장에도 해당 금액을 뇌물로 적시했다.

실제 곽 의원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폭로한 ‘50억원 클럽’ 명단에 포함됐고,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언론인 홍모씨 등도 거론됐다.

남 변호사로부터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당장 박 전 특검과 먼 인척 관계로 알려진 분양대행업체 대표 이모씨부터 불러 화천대유와의 관계, 박 전 특검의 사업 개입 여부 등을 따져 물었다. 2014~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의 분양 대행을 맡았던 이씨는 토목 건설업체 대표 나모씨에게 사업권 수주 청탁과 함께 20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씨는 토목사업권을 따지 못했고, 나씨로부터 돈을 돌려 달라는 요구를 받은 이씨는 2019년 김씨로부터 화천대유 자금 100억원가량을 받아 나씨에게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이씨에게 채무액의 5배에 달하는 돈을 지급하게 된 배경을 파헤치는 한편 해당 자금의 최종 종착지 등을 쫓고 있다.

검찰은 남 변호사 체포 시한이 20일 오전 5시쯤 만료됨에 따라 추가 조사를 거쳐 20일 0시를 전후로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기 전 수사망을 피해 미국으로 떠났다가 지난 18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즉시 검찰에 체포됐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으로 벌어들인 자신의 수익금 1007억원 중 즉시 융통 가능한 자금을 모두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수사 당국에 선처를 요청한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남 변호사 측은 “논의된 바도, 결정된 바도 없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검찰은 앞서 혐의 소명 부족으로 구속영장이 기각된 김씨에 대해서도 증거를 보완해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2021-10-2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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