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빈손 회담’에 군사충돌 위기
미 하원 매콜 “러와 신냉전 돌입”
경제제재 등 강력 카드 들었지만
러 “완전한 단절 초래할 것” 응수
쿠바엔 핵미사일 배치 시나리오
스웨덴·노르웨이 등 불똥 우려도
16일(현지시간) 미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인 마이클 매콜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러시아와 새로운 냉전을 벌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 한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걸 알고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동맹 경제 제재 등 한층 강력한 행동 가능성을 꺼내 들기 시작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BS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시 가혹한 경제적 후과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CNN에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양국 관계의 완전한 단절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명에 이르는 병력을 집결한 것과 관련해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군사 훈련 등으로 생성된 비우호적 분위기를 감안할 때 군대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대립은 지난 9~13일 연달아 열린 러시아와 미국·나토 간 회담이 아무런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종료된 직후 이어진 것이다. 13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담 후 마이클 카펜터 OSCE 미국 대사는 “유럽은 안보 위기에 직면했다. 전쟁의 북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쿠바 등 미국 인근에 핵미사일을 배치하는 것도 실현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사적 긴장감은 북유럽 등 러시아 주변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웨덴 군대는 러시아 해군 활동이 늘어난 발트해의 고틀란드섬에 병력 수백명을 배치했다. 페테르 훌트크비스트 스웨덴 국방장관은 “스웨덴도 공격받을 수 있음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는 최근 정부 기관 컴퓨터 시스템 작동 중단 등에 대해 “러시아 정부 지원을 받는 해커 집단이 노르웨이 기관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