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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에 터 잡고 소 키우냐고요? 네, 문화예술로 미소 키우죠![포토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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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6-22 02:37 포토 다큐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도시 청년들의 슬기로운 귀촌생활

30대 성악인 부부 유상연·김영주씨
출산 경력단절·월세살이 지쳐 귀촌
지역 문화재단 지원으로 무대 기회

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박지은씨
공방서 자개·나무로 ‘한국의 멋’ 새겨

3개월차 ‘횡성인’ IT 개발자 김혁수씨
지인 앤티크 카페에 살며 시스템 개발

강원도 횡성으로 귀촌한 도시 청년들. 이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귀촌을 했지만 지금은 다 같이 모여 미래 귀촌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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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횡성으로 귀촌한 도시 청년들. 이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귀촌을 했지만 지금은 다 같이 모여 미래 귀촌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매년 40만~50만명이 귀농·귀촌을 택한다. 흔히 귀농·귀촌은 초고령화 시대에 정년퇴직이나 명예퇴직을 앞둔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지금은 30대 이하가 4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폭이 넓어졌다. 귀농·귀촌인들이 농업, 어업, 축산업만 한다는 생각도 편견이다. 의외로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귀촌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유상연·김영주씨 부부가 무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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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상연·김영주씨 부부가 무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6일 국내의 대표적 한우 생산지인 강원도 횡성에서 소 키우는 일과는 거리가 먼 직업에 종사하는 귀촌인 4명을 만났다. 지역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젊은 귀촌인들이다. 유상연(37)·김영주(38)씨는 두 자녀를 둔 성악인 부부다. 귀촌 전 부인은 공연 무대에 꾸준히 섰고, 남편은 회사를 다녔다. 첫째 아이 때까지는 생활이 괜찮았지만 둘째가 태어난 후 상황이 급격히 달라졌다. 부인은 경력단절을 겪었고, 남편의 직장생활도 여러 사정 때문에 여의치 않았다. 부부는 “서울에서 월세살이를 했는데 귀촌을 결정하면서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며 “횡성으로 먼저 귀촌한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해 터전을 옮겼다”고 말했다.
김영주씨가 공연을 준비하며 오래된 악보에 번역된 가사를 자신의 느낌으로 재해석한 가사를 적어 둔 가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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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주씨가 공연을 준비하며 오래된 악보에 번역된 가사를 자신의 느낌으로 재해석한 가사를 적어 둔 가사집.

귀촌 전부터 ‘피아체볼레’라는 크로스오버 연주 단체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부부는 횡성에 오자마자 무작정 명함을 들고 홍보에 나섰다. “서울에선 많은 음악가와 경쟁했지만 횡성에 오니 음악을 전공하고 활동하는 사람이 드물었다”고 했다. 횡성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여러 공연 무대에 올랐다는 부부는 “우리 부부가 처음 귀촌했을 때 큰 도움을 받은 것처럼 앞으로 횡성의 발전을 위해 많은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트레이도마 제작 전 원목의 나이테를 바라보고 있는 박지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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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도마 제작 전 원목의 나이테를 바라보고 있는 박지은씨.

공방 ‘레그나’를 운영하는 박지은(32)씨는 20대 중반에 서울로 상경했다가 5년 만에 고향인 횡성으로 귀촌했다. 박씨는 “매력적인 서울에 반해 상경했지만 뒤돌아보니 잿빛 도시였다”며 “무작정 귀촌하고 나서 뭘 할까 생각하다가 도마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트레이가 아닌 레진과 나무로 만든 트레이에 자개로 모양을 내 한국 고유의 멋을 표현한 작품들이다. 그는 이런 활동을 널리 알리고 싶어 횡성문화재단에서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박지은씨가 레진 위에 자개를 올려 한국 고유의 멋을 표현한 트레이도마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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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은씨가 레진 위에 자개를 올려 한국 고유의 멋을 표현한 트레이도마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의 핫플레이스인 서촌에서 횡성으로 귀촌한 지 3개월째인 정보기술(IT) 개발자 김혁수(44)씨는 “어디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직업이라 귀촌을 쉽게 결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귀촌지를 횡성으로 결정한 이유를 묻자 “주변 환경과 자연조건, 서울과 가까운 지역을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횡성을 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김씨는 서촌에서 알고 지내던 지인이 횡성에서 운영하는 앤티크 소품 카페 ‘노랑공장’ 인근에 거주하며 앤티크 소품들의 효율적인 관리와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횡성인이 된 지 3개월 된 정보기술(IT) 개발자 김혁수씨. 김씨가 오래된 영사기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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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인이 된 지 3개월 된 정보기술(IT) 개발자 김혁수씨. 김씨가 오래된 영사기를 살펴보고 있다.

앤티크 소품에 수기로 작성된 정보들. 김혁수씨는 이런 정보들을 정리해 체계적인 판매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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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티크 소품에 수기로 작성된 정보들. 김혁수씨는 이런 정보들을 정리해 체계적인 판매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귀촌인들이 한목소리로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귀농·귀촌인이 늘고 있지만 정작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예산은 농축산업, 어업에 몰려 있다는 지적이다. 성악가 부부는 “횡성 귀농귀촌지원센터의 정착 지원금을 받으려고 문화 소외 지역을 위한 공연을 기획했지만 번번이 탈락했다. 담당자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지속 가능성이 없어서라고 하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횡성군청 농촌인력지원팀 관계자는 “귀농·귀촌 관련 예산이 세분화되지 않고 통째로 배정돼 있다”며 “농축산업 관련 귀농·귀촌 예산과 문화예술 관련 귀농·귀촌인들을 위한 예산을 비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횡성의 젊은 귀촌인들은 “우리가 자리를 잘 잡고 있으면 머지않아 다른 귀촌인들을 반갑게 맞이하게 될 것이란 믿음으로 횡성청년작당모임을 매주 진행하고 있다”면서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귀촌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글·사진 횡성 오장환 기자
2022-06-2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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