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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미착용’ SNS에 올렸다가…체포된 女 ‘연락두절’

‘히잡 미착용’ SNS에 올렸다가…체포된 女 ‘연락두절’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2-10-02 09:55
업데이트 2022-10-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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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의 의문사를 둘러싸고 규탄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엔 히잡을 두르지 않고 식당에 갔던 여성이 체포됐다. SNS 캡처
이란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의 의문사를 둘러싸고 규탄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엔 히잡을 두르지 않고 식당에 갔던 여성이 체포됐다. SNS 캡처
‘히잡 미착용’ 女 죽음 ‘분노 시위’
이란서 히잡 없이 식당 간 여성 체포
“연락 두절 상태”…즉각 교도소 수감


이란에서 ‘히잡 미착용’ 여성의 의문사를 둘러싸고 규탄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엔 히잡을 두르지 않고 식당에 갔던 여성이 체포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최근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식당에서 히잡 없이 아침 식사를 하는 여성의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등장했다. 이란 당국은 즉각 이 여성을 소환했다.

이후 연락두절 됐던 이 여성은 몇시간 뒤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에빈 감옥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여성의 가족은 교도소 수감 뒤에도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에빈 교도소는 당국이 반정부 인사를 가둬온 곳으로 반인권적 처우로 악명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히잡을 쓴 여성들(위 기사와 관련 없음). AFP 연합뉴스
히잡을 쓴 여성들(위 기사와 관련 없음). AFP 연합뉴스
“히잡 미착용 20대女, 구치소로 끌려가던 중 사망”
앞서 이란에서는 20대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에 여성의 자유 증진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는 지난달 13일 테헤란에 있는 친척 집에 방문했다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유족들은 그가 경찰차에 실려 구치소로 끌려가던 중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건강했던 마흐사가 경찰 체포 이후 몇 시간 만에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에 실려갔고, 이후 사망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폭력을 쓴 적이 없고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으나, 유족은 마흐사가 평소 심장질환을 앓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연행되다 심장마비를 일으켜 16일 끝내 사망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 가족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경찰에 연행되다 심장마비를 일으켜 16일 끝내 사망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
가족 제공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여성들, 히잡 벗고 시위 참석…“최소 83명 사망”
마흐사가 사망한 뒤 테헤란을 포함해 최소 4개 도시에서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에 참석한 여성들은 착용이 의무화된 히잡을 벗어 손에 들고 흔들었다.

마흐사 사망 이래 어린아이를 포함해 최소 83명이 사위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외에도 1000여 명이 시위로 인해 구금된 상태고, 언론인도 최소 28명이 붙잡혀 있다.

최근에는 작가 겸 시인 모나 보르주에, 축구선수 호세인 마히니 심지어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이란 대통령의 딸 파에제 하셰미까지 잇따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의 자유를 허하라… 세계 각국서 ‘싹둑’
여성의 자유를 허하라… 세계 각국서 ‘싹둑’ 24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 신타그마 광장에서 이란의 ‘히잡 의문사’에 항의하는 집회가 열린 가운데 한 여성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가위로 자르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지난 13일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느슨하게 착용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구금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이 도화선이 돼 이란 전역과 세계 각지에서 히잡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아테네 AP 연합뉴스
한편 이란 대통령은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일명 ‘히잡 의문사’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은 우리 모두를 슬프게 했다”며 “사건을 보고받고 유족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를 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이시 대통령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누구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지만, 폭동은 용인할 수 없다”면서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고 재산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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