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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새고 기울었는데 출항… 구조신고 7분 만에 전복

물 새고 기울었는데 출항… 구조신고 7분 만에 전복

서미애 기자
서미애, 안석 기자
입력 2023-02-05 18:34
업데이트 2023-02-05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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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어선 전복 9명 실종

뒤집힌 배 위에 있던 3명 구조
“기관실 물 차오르더니 뒤집혀”

통발 3000개 뒤엉켜 진입 난항
“실종자들 선박에서 이탈한 듯”
尹 “관계 부처 협력 구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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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5일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해상에서 전복된 인천 선적 24t 소라잡이 통발어선 ‘청보호’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승선원 12명 중 3명은 구조됐으나 나머지 9명은 실종상태다. 신안 뉴스1
해경이 5일 전남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해상에서 전복된 인천 선적 24t 소라잡이 통발어선 ‘청보호’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승선원 12명 중 3명은 구조됐으나 나머지 9명은 실종상태다. 신안 뉴스1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24t급 어선이 뒤집혀 배에 타고 있던 12명 가운데 3명은 구조됐지만 9명은 실종됐다. 해양경찰과 해군 등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구조에 난항을 겪었다.

5일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4일 밤 11시 19분쯤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24t급 소라잡이 통발어선 ‘청보호’가 전복됐다. 사고 직후 목포 해상관제센터(VTS)의 요청을 받은 인근 화물선이 선원 3명을 구조했지만 9명(한국인 7명, 베트남인 2명)은 실종됐다.

구조 당국에 따르면 구조된 선원들은 “기관실 쪽에 바닷물이 차오르더니 갑자기 옆으로 뒤집혔다”고 말했다. 신고 7분 만에 전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구조된 3명은 배가 뒤집히자 가까스로 빠져나와 뒤집힌 배 위에 올라타 있다가 9750t급 화물선 광양프론티어호에 의해 구조됐다.

잠수사들은 선내 진입을 시도했으나, 선체가 통발 3000여개에 뒤엉켜 있어서 들어가지 못했다. 해경은 청보호가 가라앉지 않도록 좌현과 우현에 6개의 리프트백을 설치했다. 수면 위로 드러난 선체 바닥에 구멍을 뚫어 기관실 진입을 시도했지만 이중 철판에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된 선원 중 한 명은 해경 조사에서 “평소에도 배 오른쪽 엔진이 좋지 않았고, (엔진이 있는 쪽) 기관실에 물이 종종 샜다”고 진술했다. 특히 사고 당일 출항 당시에도 “물이 새기는 했지만 양이 많지 않아 그냥 운항했다”고 했다.

다른 선원도 “출발했을 때부터 배가 좌측으로 기우는 이상이 있었다”면서 “배가 5도 정도 기울어 기관장에게 ‘항해 시간이 길고 선박이 2층으로 돼 있으니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출항 후 3시간여가 지나고 갑자기 선실에 있던 베트남 선원이 침실에 물이 샌다고 기관장에게 얘기했고, 기관장이 선체 내부로 들어가 확인해 보니 이미 물이 차 있어 이 사실을 고함쳐 알렸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기관실도 절반 정도가 물에 잠겨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이 선원은 말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비상 구명뗏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선원 대부분이 갑판 위에 있었다고 생존 선원들이 설명했다고 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사고 당시 기관실 직원을 제외한 사람들은 모두 갑판에 있었던 것으로 현재 파악하고 있다”며 “(실종자) 대부분이 선체에서 이탈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구조 당국은 실종자들이 선체에서 이탈해 바다에서 표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색에 나섰다. 수색에는 해경 함정 26척, 해군 함정 5척, 관공선 3척, 민간선박 250척과 해경·해군 항공기 8대가 투입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양경찰청을 중심으로 행정안전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는 기관 간 협력을 통해 현장의 수색 및 구조 범위를 넓히는 등 총력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신안 서미애·서울 안석 기자
2023-02-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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