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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없이도 되찾은 활력… 자연 속에서 다시 피었어요[이토록 멋진 농업]

약 없이도 되찾은 활력… 자연 속에서 다시 피었어요[이토록 멋진 농업]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02-09 18:16
업데이트 2023-02-09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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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으로 몸·마음 치유하기 <하>

강원 1004치유농장 ‘원예치료’
잼·고추장 만들고 작물 등 수확
“할 수 있는 일 많아” 자신감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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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전북 완주군의 ‘드림뜰 힐링팜’ 주간보호센터에서 열린 인지 건강 개선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나만의 화분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지난해 10월 전북 완주군의 ‘드림뜰 힐링팜’ 주간보호센터에서 열린 인지 건강 개선 치유농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참가자들이 나만의 화분 만들기 활동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의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되고 있는 치유농업은 어떤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걸까. 17년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는 강원 춘천 ‘1004치유농장’의 최미순 대표는 “자연 속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참 많다”는 대답을 내줬다.

최 대표는 지난해 발달 장애인들과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씨앗을 심어 물을 주고 재배해 수확하는 전 과정을 1년 내내 함께했다. 수확한 사과로 잼을 만든 뒤 고춧가루를 섞는 과일 고추장 담그기나 상추국화 꽃다발 만들기, 팬지 모종 심기, 고구마 수확, 허브 족욕 같은 행사도 있었다. 이 과정이 위로를 받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과정이 됐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학교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꽃꽂이를 완성한 뒤 ‘나도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을 걸어왔어요. 또 실내에서 교육받을 때는 하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잖아요. 그런데 자연 속에서는 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할 일도 참 많아요. 사계절 동안 변하는 들판을 보는 일 자체도 위로가 됩니다.”

최 대표의 말처럼 의학적 약물이나 수술이 아닌 몸속에 내재한 힐링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과정이 치유농업이다. 농장의 녹색 환경, 다양한 실내외 활동, 동물 및 자연과의 교감, 농장주의 따뜻한 태도로 사회 재통합의 공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97회에 걸쳐 노인과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사회서비스 연계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참가 집단의 평균 스트레스 지수가 최대 45%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기도 했다.<서울신문 2월 9일자 2면>

이에 힘입어 올해 치유농업 예산은 13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9.8% 대폭 늘었다. 농촌진흥청 치유농업추진단은 올해 사회서비스를 연계한 치유농업 사업 모델을 현장에 확산하고 국민들의 참여 기회를 늘리기 위해 참여자 수를 12만명으로 늘렸다. 2021년(2만 7000명)보다 4배 이상 늘린 수치다. 또 반려동물·애완곤충, 식물자원, 들깨 등 치유자원 15종을 발굴하고 아동·청소년·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맞춤형 우울 개선 프로그램, 스트레스 완화 치유관광 서비스 등 콘텐츠 8종도 개발한다. 세로토닌(우울감), 코티졸·HRV(스트레스) 등 의학·과학적 효과 검증도 20건으로 늘릴 예정이다.

치유농업 확산을 위해 600명의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300개의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치유농업사 시험의 체계적 관리와 일자리 연계를 위한 치유농업 종합정보망도 구축한다.

조재호 농진청장은 “치유농업시설 기준에 대한 신규 창업자들의 문의가 많은데 현재 기준이 없어 서비스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우수 치유농업시설 인증제를 도입해 고품질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2023-02-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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