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강공원 인파 북적
보행자 충돌 우려 민원 증가
이미 감지된 안전사고 징후
자전거도로 따라 노점상 기승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도 세대도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지난달 26일 여의도한강공원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이 노점상 앞 자전거도로에서 줄을 서고 있다. 강동용 기자
한강공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자전거도로에서 안전 사고 우려에 대한 민원도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한강공원 자전거도로에서 보행자 충돌 우려로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접수된 민원은 13건으로 파악됩니다. 올해는 4월, 5월 각각 5건, 6건이 접수됐고 이달 들어서도 1건이 접수돼 지난해 한 해 민원 수에 육박했습니다. 늘어난 인파를 통제하지 않으면 보행자 충돌 우려는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막을 수 있는 사고인데도 사전에 대비를 하지 못했다면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입니다.
“보행자겸용 자전거도로 위험성 커”
불법노점상 단속 실효성 높여야한강공원 자전거도로가 보행자 겸용인 것도 의문입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대부분 보도가 분리돼 있지만 자전거도로를 활보한다고 해도 문제삼을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시민 안전을 위협한다면 보행자 겸용 자전거도로는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허억 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교수는 “자전거와 보행자가 같은 도로를 사용하면 사고가 날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보도와 차도 경계턱을 설치하고 안전 관리자를 배치해 보행자와 자전거를 분리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불법노점상 단속 현수막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불법노점상 단속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강동용 기자
지하철역에서 공원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불법노점상을 단속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만 공원 내부는 물론 자전거도로를 따라 수많은 노점상이 있었습니다. 불법노점상 특별단속 계도기간이 끝난 뒤인 지난 1일 오후 한강공원을 다시 찾았을 때도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여느 때처럼 노점상 상인들이 하나둘 장사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들이 공원 곳곳에 보였지만 상인들은 이들을 아랑곳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점상을 단속하고 있지만 과태료를 하루에 한 번 7만원 부과할 수 있다”며 “노점상 운영자에게 부담이 안 되는 돈인데 이마저도 체납이 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7만원의 벌금이 실효성이 낮다면 우선 자전거도로 주변이라도 노점상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