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는 ‘뉴 레짐(regime)’” … 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고금리는 ‘뉴 레짐(regime)’” … 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3-09-23 10:13
수정 2023-09-2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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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OMC 충격파에 한주간 나스닥 지수 3.6% 하락
달러 가치 3월 이후 최고치·미 국채 금리 17년만 최고 수준
“저금리 시대 돌아오지 않아 … 고금리·고물가가 ‘새로운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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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연준’에 코스피 2,514.97
‘매파 연준’에 코스피 2,514.97 ‘매파 연준’에 코스피 2,514.97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21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 영향으로 코스피는 전장 대비 44.77포인트(1.75%) 내린 2,514.97로 마감됐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2023.9.21
scoop@yna.co.kr
(끝)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고금리의 장기화’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목표치(2%)까지 잡히지 않는 인플레이션에 미국과 더불어 유로존과 영국, 스위스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방침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고금리·고물가’라는 ‘새로운 체제(new regime)’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증시 급락하고 미 달러화·국채 금리 연일 상승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는 각각 전 거래일 대비 하락 마감해 지난 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작된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번 주 다우지수는 1.9% 내렸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번 주에 각각 2.9%, 3.6% 하락하며 FOMC 이후 악화된 투심을 반영했다.

연준이 새 점도표를 통해 5%대의 높은 기준금리를 내년 말까지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연준 당국자들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금리가 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위원회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고 한동안 제약적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미셸 보먼 연준 이사), “아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추가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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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증시는 하락하고 미 달러화와 국채 금리는 연일 치솟는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달러인덱스(DXY)는 간밤 105.8에 육박하며 10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 가치는 지난 3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며 ‘강달러’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4.51%, 2년물 금리는 5.20%까지 오르며 각각 2007년,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도 “장기간 긴축” … “저금리 시대 끝났다”영국과 유로존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연준과 보폭을 맞추면서 지난 수년간의 저금리 시대는 막을 내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야누스 핸더슨 인베스터스의 제임스 브릭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더 높게 더 오래(higher for longer)’는 분명히 자리잡았다”면서 “우리가 새로운 체제(new regime)에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흐름 속에 시장은 각국 중앙은행의 ‘피벗(pivot·정책 전환)’을 기대했지만, 하반기 들어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하는 국제유가가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면서 이같은 기대는 힘을 잃었다. 21일 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5.25%로 동결하면서도 “충분히 오랜 기간 동안 현 수준의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으며 앞서 14일 영국 중앙은행(ECB)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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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주담대 한도 제한…특례보금자리론도 기준 강화
50년 주담대 한도 제한…특례보금자리론도 기준 강화 50년 주담대 한도 제한…특례보금자리론도 기준 강화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하기로 결정한 13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담대 관련 현수막이 붙어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가계부채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급증 원인으로 지목되는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관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만기를 최장 40년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과잉 대출의 여지가 있는 특례보금자리론 기준도 강화돼 일반형 상품 지원 대상자와 일시적 2주택자는 신청자격에서 제외된다. 2023.9.13
dwise@yna.co.kr
(끝)
올해 두 차례의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남겨두고 있는 한국은행 또한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이 매달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경계하고 있는 데 비춰보면 한은이 연준보다 앞서 긴축 기조에 종지부를 찍을 가능성은 낮다.

다만 위축되는 민간 소비와 수출 부진, 취약 차주들을 중심으로 한 대출 부실 등 취약한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장기간의 고금리를 버텨내기 쉽지 않다는 게 한은의 딜레마다. 22일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6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금리는 실질중립금리 및 추세물가 상승으로 고금리 기조가 고착될 것”이라며 “가계부채 및 향후 가파르게 증가할 정부부채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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