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 간담회서 쓴소리…”민주당은 없었다”
뼈를 깎는 혁신을 선언한 민주당이 8일 ‘을(乙)을 위한 정당’을 자임하며 민생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전날 추경예산 처리를 끝으로 마무리된 4월 임시국회를 뒤로 하고 낮은 자세로 현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국민과의 직접 소통면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실천으로 보인 것이다.
이념논쟁의 굴레에 갇히지 않고 국민들의 생활현장에서 ‘먹고 사는 문제’의 해답을 찾겠다는 정책혁신에 시동을 건 것으로, 이는 김한길 대표가 지난 4일 전당대회 대표수락 연설문에서 제시한 민주당 혁신의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그 첫 화두로 최근 남양유업 사태 등으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경제민주화’로 잡았다.
4월 임시국회에서 새누리당의 제동으로 일부 경제민주화 입법이 무산된 점을 환기시켜 ‘서민·중산층 정당’으로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포석도 읽힌다.
당 지도부는 이날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회의실 벽면에는 ‘민주당의 새로운 시작! 경제민주화 실천으로!’ 문구가 쓰인 현수막이 내걸렸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한마디로 을(乙)을 위한 정당”이라며 “’을’을 보호하고 살리기 위한 당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신경민 최고위원은 남양유업 사태와 관련, 국민연금이 남양유업 지분의 5.02%를 투자했다며 남양유업 지분투자 철회를 촉구하며 “생활 정의가 거리와 골목에서 이뤄지도록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태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서민을 위한 진정성 있는 행보를 계속 해나갈 것”고 말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대기업의 횡포와 ‘슈퍼 갑’의 고압적 태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당국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간담회에서는 대기업의 횡포에 대한 고충 호소, 정치권의 경제민주화법 처리 지연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도 터져나왔다.
민변 소속 김종보 변호사는 “몇 몇 의원들은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열심히 도왔으나 국민이 느끼기에 민주당은 없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인태연 회장은 “민주당의 중소상인 정책 지원 강도가 약하다”며 당내 중소상공인위원회의 상설기구화를 주문했다.
이에 김 대표는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 프랜차이즈법의 조속한 통과 등을 약속했다.
김 대표는 회의 후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데 이어 아현 실버문화센터를 방문, 배식 봉사활동을 이어갔다.
민주당은 앞으로 현장 최고위를 늘리는 등 당 운영과 조직자체를 현장형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6월 국회에 대비, 경제민주화실천 위원회를 설치해 입법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등 정책정당의 면모도 과시한다는 복안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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