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의 앞날은…각개약진 속 훗날 도모

’친노’의 앞날은…각개약진 속 훗날 도모

입력 2013-05-21 00:00
수정 2013-05-2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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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정치론’ 활로찾기 촉매제 될지 주목

오는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앞두고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앞날에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친노 진영은 지난 몇년간 급변하는 야권의 지형 속에서 부침을 거듭해 왔다. 2007년 대선 패배 직후 스스로 ‘폐족’(廢族)으로 칭할 정도로 ‘궤멸’하는 듯 했으나, 노 전 대통령 서거 이듬해인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해에는 민주당 당권과 대권후보를 잇따라 장악하며 주도세력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비주류로부터 ‘패권주의’라는 비판에 시달렸고, 대선 패배 후 계속된 책임론 등의 여파로 5·4 전당대회에서 급격한 세위축을 겪으며 변방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이로써 또다시 중대위기를 맞게 된 친노 진영은 일단 각개약진하며 훗날을 도모하는 분위기이다. 분화 양상도 뚜렷하게 감지된다.

원내에서는 문재인 전 대선후보, 이해찬 한명숙 전 총리 등 원로급 인사와 참여정부 청와대 참모 출신 등 원내에 진출한 10여명의 친노 직계 그룹이 형성돼 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와 함께 ‘좌(左)희정, 우(右)광재’로 불렸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노무현의 동지’에서 ‘정치인 안희정’으로 홀로서기에 나섰으며, 이 전 지사는 2011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따른 대법원 판결로 당분간 현실정치에는 발이 묶인 상태이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으로 불렸던 유시민 전 보건복지장관은 지난 2월 정계은퇴를 선언했고, 문성근 전 대표권한 대행은 명계남씨의 뒤를 이어 이달초 전대에서의 국민참여 배제 결정 등에 반발하며 탈당했다.

친노 인사들은 가치로서의 친노만 있을 뿐, 더이상 계파로서의 친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단지 친노라는 이름으로 깃발을 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야권에서는 여전히 친노의 향배를 주목하고 있다. 당분간은 ‘로키 행보’를 유지하더라도 계기가 마련된다면 재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예전만은 못하다지만 여전히 응집력이 강한데다 민주당내에서도 다수파를 점하고 있어 무시못할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독자세력화 흐름과 맞물려 최근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문 전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주당내 친노 그룹이 ‘친문’(친문재인)으로 재편되면서 친노가 문 전 후보를 구심점으로 활로찾기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친노 진영이 향후 야권 재편 과정에서 문 전 후보가 최근 내세운 ‘시민정치론’을 매개로 다시 주도권 회복을 시도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시민이 중심되는 새로운 정치질서 재편’을 골자로 한 ‘시민정치론’은 시민정치네트워크를 통해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연대를 위한 촉매역할을 하겠다는 문성근 전 권한대행의 구상과도 궤를 같이 한다.

지난 전대에서의 일반국민 모바일투표 폐기로 배제됐던 친노 성향 지지자들을 야권 새판짜기의 주체로 다시 끌어들인다면 적잖은 세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노 진영의 진로와 내부 역학관계는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차세대 주자로 부상하며 문 전 후보와 ‘선의의 경쟁’ 관계로 전환될 수 있다.

친노와 길항관계에 놓인 김한길 대표 체제의 성패 여부에 따라 친노가 확보할 공간의 크기가 결정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친노가 현재의 위기를 딛고 재도약하려면 ‘분열주의’라는 꼬리표를 극복해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김 대표가 봉하마을 묘역 참배에서 명계남 씨에게 욕설을 들은데 이어 노 전 대통령 추모 문화제에서 친노 지지자들로부터 봉변을 당한 사례가 주는 교훈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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