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잇따라 제기되는 국정원의 정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대응 수위를 놓고 속내가 복잡하다.

최근에 ‘반값 등록금’ 관련 국정원 작성 추정 문건까지 공개되는 등 관련 의혹이 꼬리를 물자 일각에선 강한 야성(野性)을 보여줘야 한다며 장외투쟁 등 강경대응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새 지도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만큼 지켜보자는 게 지도부의 생각이다. 검찰수사가 끝나면 국정조사를 실시키로 여야가 합의한 만큼 섣불리 강공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속내에는 자칫 이 문제에 지나치게 매달릴 경우 대선 패배 불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배어있다. 또 수권정당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민생정치·생활정치를 내세우며 ‘경제민주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이런 노력과 충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확대 개편된 당내 국정원사건진상조사특위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특위 위원인 정청래 의원은 21일 “청와대 앞에서 장외투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문병호 의원은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민주당이 경제민주화 실천에 초점을 맞춘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완급조절이 필요하다”고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특위에서는 청와대 항의방문 의견도 제기됐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대신 민주당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압박하며 정부와 국정원을 상대로 공세를 퍼붇고 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정정당당하게 풀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사건이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으면 (박 대통령이) 정치적 은폐 또는 축소에 동조했다는 의혹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했을 ?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범계 의원도 MBC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이어 2차장, 3차장도 추가로 고소ㆍ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하나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정원이 작성한 (반값등록금 대응) 문건에 따르면 반값등록금을 주장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 대통령도 종북좌파가 되는 셈”이라며 국정원의 ‘색깔입히기’ 공세를 비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