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위 첫 회의서 정부 입장과 배치
“비영리단체로 민간 모금” 발언도재단 성격 부합하는지 논란 일 듯
일본군 위안부 재단 설립 준비위원회 1차 회의가 열린 31일 서울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회의실에서 위원장인 김태현(오른쪽) 성신여대 명예교수와 위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재단 설립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지금껏 일본 정부가 지원 재단에 출연키로 한 돈을 일본 측의 책임 인정에 따른 사실상의 ‘배상금’이라고 설명해 왔다. 김 위원장의 설명은 정부 입장과 완전히 배치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후 이어지는 질문에도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의 명예를 존중하겠다고 10억엔을 출연한 것으로 배상금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설명이 정부 입장과 다른 게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제가 단호하게 배상금이 아니라고 했지만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어 여지를 남기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김 위원장은 또 피해자 지원 재단이 비영리 민간법인 형태로 운영되는 이유에 대해 “정부는 한계가 있다. 민간인들에게 펀드레이징(모금)을 해서 지원 사업을 좀 더 구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국민들을 대상으로 모금을 해 지원 사업을 벌이겠다는 의미이지만 이 역시 지원 재단의 성격에 부합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정부는 지원 재단은 우선 일본이 출연하는 예산으로 사업을 한다는 입장이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전에 대해서는 “민간단체가 하는 일로 정부와 무관하다”면서 “10억엔 출연과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원 재단 활동에 반대하고 있는 나눔의집 등 위안부 관련 단체 등에 대해선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첫 회의를 연 준비위원회는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여성가족부 차관 출신인 김교식 아시아신탁회장,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 등 각계 인사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2016-06-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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