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복당 공감대 없어” vs 비박 “인색할 필요 없어” 대립 지속시 전대준비에 역할 그치고 혁신은 차기 몫으로
새누리당이 혁신비대위 출범에 속도를 붙이며 4·13 총선 이후 50일 넘게 이어진 당 지도부 공백 사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혁신비대위 김희옥 위원장 내정자는 2일 비대위 인선안을 마치고 자신을 제외한 비대위원 10명의 명단을 일괄 공개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전국위와 상임전국위를 잇따라 열어 비대위원장·비대위원 선출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당내에선 친박(친박근혜)·비박계 모두 비대위 내정인사들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여서 전국위에서 비대위 인선안이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이 3자회동을 통해 혁신비대위 출범을 비롯한 당 정상화에 대한 기본 골격에 합의한 이후 체제 전환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혁신비대위가 공식 출범하면 오는 7∼8월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전까지 총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고 당 쇄신책, 정치 개혁안 등에 대한 방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대 전까지 혁신비대위가 당 최고위를 대신하게 됨에 따라 총선 공천에 불만을 제기하며 탈당했던 유승민 윤상현 의원 등 탈당파 복당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 상 탈당 후 재입당은 최고위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출범이 무산된 ‘정진석 비대위’ 때 비대위원으로 내정됐던 김세연 이혜훈 의원을 배제한 이유도 이들이 유승민 의원과 가까워 당장 복당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친박계의 우려가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3역인 당연직 비대위원을 제외한 당 내부 인사로는 3선의 친박계 이학재, 비박계 김영우 의원을 나란히 추천해 계파간 균형을 맞췄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이 혁신비대위 인선에 대한 브리핑에서 “당 화합을 끌어낼 수 있는 인사를 인선 원칙으로 삼았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정치적 배경과 무관치 않다.
다만 복당을 놓고 계파간 의견이 첨예하게 갈라져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SBS라디오에 출연, “복당 문제는 당의 구성원 전체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면서 “아직 의견이 나뉘고, 선거에서 패배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무조건 다 복당시킨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대했다.
반면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TBS라디오에서 사견을 전제로 “복당 문제를 두고 새누리당이 인색해질 필요가 없다”면서 “비대위에서 복당 문제를 나이스하게 해결해 주면 존중해야 한다”고 복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유승민 윤상현 의원을 제외한 5명의 복당을 우선 허용하거나, 혁신비대위가 복당이나 쇄신안 마련은 차기 지도부로 넘기고 전대 개최 준비로만 역할을 제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또 정 원내대표가 전날 ‘원 구성 협상 전 복당은 없다’는 원칙을 재강조함에 따라 원 구성이 기약없이 늦어지고, 전대에서 친박계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복당은 더욱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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