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경찰청 27명 구속·입건…수수료 명목 5억 챙겨
울산지방경찰청은 21일 국내와 외국에서 동시에 콜센터를 운영하며 대출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수억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엄모(36)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백모(3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나머지 2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대출을 미끼로 250명으로부터 보증보험료, 수수료 등 명목으로 5억3천만원 상당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구와 필리핀에 각각 콜센터를 차려놓고, 철저히 업무를 분담하도록 했다.
대부업체로 위장한 대구 콜센터가 전화 상담을 통해 고객을 모집하면, 이 정보를 활용해 필리핀 콜센터가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출을 유도하는 식이었다.
대구 콜센터는 단순 상담을 했을 뿐이어서 사법기관의 의심을 피할 수 있고,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는 필리핀 콜센터는 아예 경찰이 적발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대출 희망자에게는 “대출하려면 신용도를 높이기 위한 수수료가 필요하다”거나 “보증보험 가입비를 내야 한다”고 속여 수십만원씩 받았다.
때로는 “부채가 있어야 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여 제3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게 했다. 이후 “대출이자가 높으니 대출금을 보내주면 우리가 대신 갚고 싼 이자로 다시 대출해주겠다고” 속인 뒤 대출금 전액을 가로채기도 했다.
이들은 ‘신청 즉시 마이너스 통장 발급 가능’ 등의 문자메시지를 하루에 30만∼40만건씩 보내 고객을 모으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들은 처음 적발됐을 때 단순한 대부업체라고 주장하며, 필리핀 조직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며 “출입국 기록 등을 근거로 추궁하자 범행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필리핀 조직의 총책 이모(38)씨 등 10명을 추적하기 위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공조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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