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엄마에 지체장애 오빠” ‘전주 붕어빵 소녀’의 진실

“간암 엄마에 지체장애 오빠” ‘전주 붕어빵 소녀’의 진실

입력 2016-01-25 15:49
수정 2016-01-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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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확산됐던 ‘붕어빵 소녀’ 게시글 <<트위터 캡처>>
SNS에 확산됐던 ‘붕어빵 소녀’ 게시글 <<트위터 캡처>>
최근 SNS에서 크게 화제가 된 ‘전주 붕어빵 소녀’에 대한 소문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트위터 등을 통해 퍼진 사연은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엄마는 간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고 지체장애 오빠까지 부양하느라 대신 붕어빵을 구워 팔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연이 SNS를 통해 퍼지자 소녀를 돕고 싶다는 네티즌들의 온정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진실은 SNS상의 사연과 매우 달랐다.

해당 학생은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아니라 중학교 1학년 남학생 A군이었다. 어머니가 간암에 걸려 입원했다는 사연도 사실과 달랐다. A군의 어머니가 간이 좋지 않긴 했지만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는 것. 또 ‘지체장애 오빠’라는 인물은 친형이 아니라 가끔 나타나 붕어빵을 얻어먹는 ‘동네 형’이었다.

이처럼 사실과 다른 소문이 왜 퍼지게 됐을까? 보도에 따르면 SNS에 사연을 최초로 작성한 이의 넘겨짚기와 이에 따른 아이 스스로의 걱정이 엉뚱한 사연을 만들어냈다.

사실 이 붕어빵 포장마차는 인근 교회에서 형편이 어려운 교인들에게 마련해 준 것이었다. 교인이 100여명인 이 교회는 4년 전부터 형편이 어려운 여섯 가정을 위해 붕어빵 포차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부모들의 건강이 악화하자 7명의 아이가 돌아가며 포차를 운영했다. 아이들은 중학교 1학년에서 올해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포차 운영을 아동학대로 보고 신고하는 이들도 있었다. 실제 SNS에 사연이 번지기 일주일 전쯤에도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A군은 또 아동학대로 오해받을까봐 ‘엄마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다소 과장했고, 이를 듣고 넘겨짚은 SNS 작성자가 또 다른 추측을 더해 엉뚱한 사연이 퍼지게 된 것이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잘못된 추측이 퍼지기 시작하자 A군과 어머니는 부둥켜안고 울었다고 한다. 교회 관계자는 “아이 얼굴까지 알려져 개학하면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아이 엄마도 마치 아이에게 ‘앵벌이’를 시킨 것으로 비춰질까봐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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