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 출마 ‘설왕설래’…지역발전·인물론도 거론
“이제 DJ(김대중 전 대통령) 선생님 그만 좀 이용합시다. 지겹지도 않습니까.”“야당이 김 전 대통령 유지를 받는 것은 당연하고, 대통령 아들이라고 정치하지 말란 법 없지 않습니까.” “DJ 당이 어느 당인지 헷갈립니다.”
DJ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최근 더민주를 탈탕하고 DJ 3남인 김홍걸씨가 더민주에 입당하는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DJ의 ‘정치적 고향’이자 박 전 원내대표 지역구인 전남 목포시민들은 25일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4·13 총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야당이 사분오열된데다 DJ에 대한 향수가 호남의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하게 배인 목포시민은 역대 어느 총선 때보다 지지정당·인물을 놓고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일부 시민은 야당이 최근 부쩍 김 전 대통령을 정치에 이용한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목포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충식(47)씨는 25일 “더민주나 안철수 신당이나 선거철만 다가오면 호남 민심을 잡으려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거론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며 “정정당당하게 정책과 인물로 경쟁할 수 없느냐”고 반문했다.
농사를 짓는 김희신(46)씨는 “더민주나 안철수 신당이나 호남에서 자신이 불리하다 싶으면 DJ 언급하고, 이희호 여사 방문하고, 이제 DJ 이용하는 것도 지겹지도 않느냐”고 야당에 싸늘한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애착도 여전했다.
김모(68)씨는 “더민주든 안철수 신당이든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철학을 계승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이번 총선에서 김 전 대통령 뜻을 잘 받드는 정당, 인물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원강사 한모(36)씨도 “제 또래들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해 찬반이 있던데 나는 김 전 대통령 지지자”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무소속 출마와 김홍걸씨의 목포 출마설 등에 대해서도 설왕설래했다.
전남도청 공무원 김모씨는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고 불리는 박지원 전 대표는 야권 통합을 위해 더민주를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하고, 김 전 대통령의 3남은 ‘김대중 정신’을 강조하면서 더민주에 입당하고, 안철수 신당도 김 전 대통령 받든다고 하고 도대체 갈피를 못 잡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홍걸씨의 목포 출마설이 거론되는데 김씨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능력만 있으면 대통령 아들이라고 정치하지 말란 법 없지 않느냐는 여론도 있더라”고 전했다.
전남도청 공무원 최모씨는 “대통령을 배출한 전남 대표적인 도시인 목포가 한반도 한 귀퉁이 항구도시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다”며 “그간 목포가 항상 정치논리에 휘말리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인물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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