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여성시위 광화문에서 열려…“불법촬영 유포·시청자도 처벌하라”
불법촬영 수사 등에서 여성이 사법 불평등을 겪고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여성 시위가 혜화역을 넘어 4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제4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 최고기온이 34.9도에 육박해 광화문광장의 아스팔트 바닥은 말 그대로 ‘펄펄’ 끓었고 햇볕까지 강하게 내리쬐는 날씨였다.
그러나 붉은 옷을 입은 여성들의 ‘붉은 물결’은 집회 시작 1시간 전부터 광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주최측은 이날 오후 5시30분 현재 참가자가 3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준비한 각양각색의 손 피켓을 높이 들어 보이면서 참가자들이 합류할 때마다 ‘자이루(자매님들 하이루)’라고 외쳤다.
이들이 든 피켓에는 ‘(불법촬영 장비) 설치는 네가 하고 제거는 내가 하네?’, ‘당신들의 일상을 왜 우리가 싸워서 얻어야 해’, ‘우리는 계란이 아니며 너희도 바위가 아니다’ 등 문구가 담겼다.
‘My life is not your porn(나의 삶은 너의 포르노가 아니다)’, ‘We are the courage of each other(우리는 서로의 용기다)’ 등 한국의 불법촬영 문제를 외신에 알리기 위한 영어 피켓도 상당수 등장했다.
집회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성차별 사법불평등 중단하라”, “불법촬영, 찍는 놈도 올린 놈도 파는 놈도 보는 놈도 구속수사 엄중처벌 촉구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은 1∼3차 시위와 마찬가지로 구호를 선창하는 사람을 무제한으로 신청받아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마음껏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허락했다.
대신 구호 제창 중간에 자유발언이 있었던 앞서 시위와는 달리 이날은 참가자 자유발언이 없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10∼20대가 많았으나, 1∼3차 시위에 비하면 30∼40대 참가자도 꽤 늘어난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딸이 함께 시위에 참석한 듯한 모습도 보였다.
폭염에 대비해 주최 측이 사전 공지한 대로 참가자들은 모자와 선글라스, 휴대용 미니 선풍기 등을 지참해 뙤약볕 아래에서도 자리를 지켰다. 주최 측은 냉수를 나눠주고 의료진을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광화문광장 북단에 남성 통행을 금지하고, 광장 주변에 경력을 배치해 남성들이 시위를 촬영하려 시도할 때마다 제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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