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지구 우승까지 ‘극적인 역전드라마’

다저스, 지구 우승까지 ‘극적인 역전드라마’

입력 2013-09-20 00:00
수정 2013-09-2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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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올 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하기까지는 마치 한편의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보는 듯했다.

다저스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방문경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88승(65패)째를 기록한 다저스는 2위 애리조나와의 경기 차를 10.5로 벌리며 남은 정규시즌 9경기의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지구 우승을 확정 지었다.

결과적으로는 올 시즌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확보할 정도로 빨랐지만, 지구 우승을 향한 다저스의 행보는 순조롭지 않았다.

다저스는 지난해 8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해 애드리안 곤살레스(2천100만 달러), 조시 베켓(1천575만 달러), 칼 크로퍼드(2천만 달러), 닉 푼토(150만 달러) 등 거물급 선수를 데려왔다.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에는 류현진의 이적료와 연봉 등을 포함, 총 2억 달러(약 2천148억원) 이상을 투자해 류현진과 잭 그레인키를 영입했다.

다저스의 올 시즌 연봉 총액은 2억1천480만 달러(약 2천392억원)로 내셔널리그 구단으로는 최초로 연봉 총액 2억 달러를 넘었다.

이처럼 돈을 아낌없이 쓴 덕분에 해외 언론은 하나같이 다저스가 ‘호화 군단’에 힘입어 올 시즌 우승까지 노릴 수 있으리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결과는 처참했다.

선발 8인방 가운데 류현진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만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채드 빌링슬리는 팔꿈치를 수술했고, 조시 베켓은 마비 증세로 6월말 시즌 아웃됐다.

시즌 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잭 그레인키는 4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몸싸움 도중 왼쪽 빗장뼈를 수술해 7월에서야 전열에 합류했다.

설상가상으로 중심 타자들이 부상으로 연이어 전열에서 이탈하면서 우승을 향한 다저스 행보에 비상이 걸렸다.

핸리 라미레스가 엄지 인대 부상과 허벅지 근육통으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오르내린 가운데 애드리안 곤살레스, 앤드리 이시어, 맷 켐프 등 주전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당시 ‘부상 병동’이라는 오명에 시달린 다저스가 부상자명단(DL)에 오른 선수에게 지급하는 돈은 하루에만 15만 달러(약 1억6천만원)에 이르렀다.

’빈집’을 채운 ‘쿠바산 소’ 야시엘 푸이그만이 매서운 타격감을 자랑하며 푸이그 열풍을 주도했다.

6월 23일까지 31승 42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지구 꼴찌에 머물렀다. 당시 1위이던 애리조나와는 9.5경기 차가 났다.

하지만 이후 7월말까지 ‘한 달간의 반전’이 시작됐다.

푸이그가 활력을 불어넣고 연쇄 부상으로 이탈한 주전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자 다저스 타선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라미레스는 6월 초 다시 합류하자마자 4할대에 육박하는 타율과 7할이 넘는 장타율을 자랑하며 다저스 타선 전체를 흔들어놨다.

상위 타선에서 푸이그가 도화선에 불을 붙이자 곤살레스, 이시어 등 중심 타자들에 이어 하위 타선의 후안 우리베 등까지 연쇄 폭발했다.

전체 타율이 나쁘지 않으면서도 응집력이 떨어져 꼴찌에 머물던 득점권 타율도 수직으로 상승했다.

우완 리키 놀라스코와 에딘슨 볼케스를 영입해 선발진을 더 탄탄하게 꾸린 한편 브라이언 윌슨으로 불펜진을 보강했다.

7월 3일 마침내 지구 꼴찌에서 탈출한 다저스는 7월 23일 애리조나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원정 15연승을 달리며 구단 신기록을 세운 다저스는 1942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이후 71년 만에 48경기에서 40승을 올리는 등 새 역사를 썼다.

8월 말부터 페이스가 한풀 꺾인 듯 연패가 길어지기도 했으나 다저스의 거침없는 행보는 여전했다.

비록 홈에서 지구 우승 축배를 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다저스는 이날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의 안방에서 축배를 들어 4년 만의 지구 우승을 자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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