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틀리프 13개월 만에 특별 귀화 통과, ‘용인 라씨 어떤가?’

라틀리프 13개월 만에 특별 귀화 통과, ‘용인 라씨 어떤가?’

임병선 기자
입력 2018-01-19 15:23
수정 2018-01-1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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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라틀리프(삼성)가 오랜 기다림 끝에 태극 마크를 달게 됐다.

라틀리프는 19일 법무부 국적심의위원회의 특별 귀화 심의를 통과해 대한민국 국적을 갖게 됐다. 아직 정식 국적 취득까지는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지난해 1월 1일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새해 소망으로 “Passport(여권)”라고 짧게 내뱉은 지 무려 13개월 가까이 만에 뜻을 이루게 됐다. 이로써 다음달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참가해 대표팀의 골밑을 지키게 됐다.

지금까지 프로농구 선수로 문태종(오리온), 문태영(삼성), 김한별(삼성생명)이 특별 귀화를 통해 우리 국적을 얻어 라틀리프는 네 번째가 된다. 하지만 세 선수 모두 한국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 않는 미국 국적 선수가 귀화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점프볼 제공
점프볼 제공
사실 지난해 11월 대회 예선 1라운드부터 태극 마크를 달고 뛸 수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라틀리프의 배임 혐의를 제기하는 청원서가 법무부에 접수돼 첼시 리(KEB하나은행) 사태로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라틀리프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 귀화 심의 절차가 급물살을 탔고 마침내 이날 심의를 통과했다. 호적 등록이나 주민등록 발급 등과 개명 작업, FIBA의 승인이 필요해 라틀리프가 다음달 23일 삼성의 홈 구장인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리는 홍콩, 사흘 뒤 뉴질랜드와의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3, 4차전에 나설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예단하기 어렵다. 모든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5일 엔트리 확정 때까지 FIBA 승인까지 얻어야 한다. 하지만 꼭 이름을 바꿔야 2월 예선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라틀리프란 이름으로도 출전할 수 있다.

아무튼 그의 귀화가 어렵사리 성사돼 국제무대에서 한국 농구의 경쟁력이 조금이나마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누리꾼들은 벌써부터 팀 숙소가 있는 ‘용인 라씨’로 호적을 새로 올리자고 글을 올리거나 한국 이름을 천거하는 등 그의 귀화를 반기고 있다.

한편 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승1패로 중국(2승)에 이어 A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정관장 프로농구 56경기 연속 더블더블 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라틀리프가 대표팀에 차출되는 기간 삼성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게 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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