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양적완화에 증시 강세…메르켈 “개혁 늦추지 말아야”(종합2보)

ECB 양적완화에 증시 강세…메르켈 “개혁 늦추지 말아야”(종합2보)

입력 2015-01-23 07:18
업데이트 2015-01-2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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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증시 사상최고 경신…뉴욕 증시도 동반 강세유로화 가치 2003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기록

유럽중앙은행(ECB)이 22일(현지시간) 국채매입 등을 통해 매월 600억 유로(약 75조5천3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면적 양적완화 조처를 3월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하자 유럽 주요국 증시가 상승하고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시장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다수 회원국도 ECB 조치를 환영했으나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경제개혁이 후퇴하지나 않을까 경계했다.

ECB의 양적완화 정책 발표에 힘입어 유럽 증시에서 범유럽 FTSE 300 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6% 상승한 1,453.28로 마감해 2008년 초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1.32% 오른 10,453.62로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 행진을 이어갔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2%,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 역시 1.52% 상승했다.

이탈리아의 MIB 지수와 포르투갈의 PSI 20 지수는 모두 2.4%씩 급등했다.

뉴욕 증시의 투자자들도 ECB의 조치에 화답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48% 올랐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1.53%, 1.78% 뛰었다.

ECB가 시장에 유로화를 대량으로 풀기로 함에 따라 유로화는 장중 유로당 1.1404달러로 2003년 11월 이후 1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안전 자산으로 여기던 유로존 회원국의 국채 수익률도 일제히 하락했다.

스페인 국채 10년 물은 이날 최저 수준인 1.41%까지 내려갔으며 이탈리아, 포르투갈 국채 수익률 역시 동반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 재무부 채권은 그동안 지나치게 떨어진데 따른 반대 심리가 작용해 소폭 상승했다. 10년물의 금리는 0.02%포인트 올라 1.89가 됐다.

헤지펀드 전문 자산운용사인 릭소 에셋매니지먼트의 잔 에세라프 비통 리서치 팀장은 “양적완화 규모가 시장의 기대를 대부분 채웠다”면서 “이제는 모든 관심이 유로존의 물가상승률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도 ECB 발표 직전 “ECB가 유로존의 경기 회복을 위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지속해 달라”고 주문하면서 “ECB가 양적완화이든 무엇이든 필요한 정책을 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렉산더 스툽 핀란드 총리 역시 발표 전 “ECB가 어떤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더라도 우리는 웃으면서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적완화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온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ECB의 어떤 조치에도 유럽 각국이 경제 개혁의 끈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메르켈 총리는 ECB의 양적완화 정책 발표 전 “유럽 정치인들은 경기 회복을 위한 틀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면서 “ECB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유럽의 정치인들이 경제 개혁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독일 중앙은행과 정치인들은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시행하면 일부 국가들이 무책임하게 돈을 쓰고 경제 개혁을 늦출 것이라면서 반대해왔다.

ECB는 이날 유로존 경기 회복과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국채매입 등을 통해 오는 3월부터 내년 9월까지 총 1조1천400억 유로(약 1천435조1천500억원)의 자금을 시중에 공급하는 전면적 양적완화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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