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시위대 지칠 때까지 기다릴 것”< NYT>
홍콩 당국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안에 반대해 5일째 이른바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민주화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에 대해 ‘스스로 지칠 때까지 기다린다’는 대응 방침을 세웠다는 관측이 나왔다.홍콩의 행정수반인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의 한 측근은 홍콩 당국이 중국 정부의 지지하에 이 같은 전략을 펴면서 시위에 대한 반대여론이 부상하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측근은 “(당국 내에선) 차분히 기다리면서 위기를 극복하자는 게 중론”이라며 당국이 시위대에 무력 대응을 하지 않겠지만, 시위대와 협상에 나서지도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시위대가 요구하는 렁 장관의 사퇴에 대해서도 당국 내에선 이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오가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콩 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도 렁 장관이 시위대가 도심을 몇 주간 점거하게 놔둘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약탈이나 폭력 등) 혼란 상황이 아니면, 진압 경찰 역시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홍콩 당국의 이 같은 ‘김 빼기’ 전략엔 시위가 장기화하면 대오에서 이탈하는 이가 많아질 뿐 아니라 시위 지역 인근 상인과 사업체 등의 반 시위 정서가 심해질 것이란 계산이 깔렸다고 NYT는 풀이했다.
시위에 생업에 지장을 받는 이들이 시위대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운동의 참가자와 같은 ‘영웅’이 아니라 ‘방해물’로 여기기 시작하며 여론의 방향이 현재와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시위대와의 협상을 거부하겠다는 것도 시위에 주도적인 지도자가 없는 상황에서 어중간한 타협안으로는 시위대와의 합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다만,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인 보쉰(博迅)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시위대가 버티면 결국 홍콩의 헌법 격인 기본법이 보장되고 진정한 의미의 행정장관 보통선거가 실시될 것이라고 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